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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사람아저씨
글이 없는 동화책은 처음 보았다. 게다가 만화와 같은 참신한 구성은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그림책 속의 크리스마스 정경은 우리의 것과는 달라 약간 이질감이 있긴 했으나 푸근한 눈사람 아저씨는 여전히 정겨운 존재이다. 글이 없는 책의 내용은 반드시 독자의 상상력을 필요로 한다. 책은 상상력을 길러준다라는 말은 이 책에 꼭 맞는 표현일 것이다. 한 장면 속에서도 어떤 아이는 이런 말을, 또 다른 아이는 저런 말을 상상하며 각자의 눈사람 아저씨란 동화를 만들어 간다. 수업시간에 애니메이션으로도 보았는데 책과는 다른 느낌이 또 다른 감동을 가져다 주어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애니메이션의 엔딩장면보다는 책의 마지막 장면이 더 마음에 들었다. 책에서 뒤로 돌아선 아이의 뒷모습이 더 가슴에 와 닿았다. 표정을 보여주지 않음으로해서 독자의 안타까운 감정이 더욱 증폭된다. 아이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어제 밤, 바로 몇 시간 전까지만 해도 즐거운 시간을 보냈던 눈사람 아저씨가 아이의 가슴에 흔적을 남기고 사라져버린 그 순간에, 아이는 무엇을 떠 올렸을까? 주변에 남겨진 하얀 공백이 아이의 가슴을 말해 주는 것 같아 더욱 가슴이 아팠다. 어느 겨울날, 열심히 눈사람을 만들었던 적이 있다. 3단 눈사람이었는데 그렇게 큰 건 처음 만들어 본 터라 자랑스럽기도 하고 애정이 가던 눈사람이 있었다. 공기는 코끝을 아리게할 정도로 추워서 나는 절대로 눈사람이 녹지 않을 거라고 믿었다. 적어도 이 겨울이 끝나기 전까지는 끄떡없을 거야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겨울에도 햇살은 눈부셨고, 끄떡없을 것 같던 눈사람은 점점 녹아 내렸다. 녹아 내리는 눈사람을 보면서도 별 감흥이 없었던 나는 어느날 갑자기 잔뜩 줄어버린 눈사람을 보고서 그제야 눈사람이 녹았다는 사실을 인정하게 되었다. 책의 주인공 아이처럼 쓸쓸하게는 아니지만 그래도 아쉬워서 그 눈사람 앞에 얼마간 서있었던 생각이 난다. 무엇이든 영원할 수는 없다는 사실을 누군가 직접 말해주지 않아도 아이들은 그렇게 배워가고 있었다. 내가 그러했고 눈사람 아저씨의 아이가 그러했고, 앞으로 다른 아이들도 그러할 것이다. 다만, 한 가지 말해주고 싶은 것은 그 순간을 기억해 줬으면 한다는 것. 현실에서는 영원하지 않아도 내 안에서는 살아있을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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