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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간의 시간 |  | |
| 백무산의 시집 <인간의 시간>에 있는 ˝두 그림˝을 접할 때 그 느낌은 말로 표현 할 수 없었다. 황석영의 객지를 읽고 나서의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고나 할까? 물론 소설과 시라는 형식상의 차이는 있지만 나는 감히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할 수 있다. 백무산 그는 대표적인 노동자 시인이다. 그래서 그런가? 이 시에도 그가 표현하고자 하는 노동자들의 삶이 내포되어 있었다. 노동자 과연 그들은 무엇인가? 하층민적인 삶을 살고 있지만 그들 없이는 경제가 돌아갈까? 그들 없이는 누가 그들의 일을 할 것인가? 노동자로써 천대받고, 힘든 삶을 산 사람들의 두 모습,,,, 그것을 백무산은 간략하게 그의 시 ˝두 그림˝에서 표현하고자 했다. 백무산이 본 두 그림 중 하나는 추운 겨울 허름한 차림을 하고 있는 두 모녀의 모습, 그리고 하나는 뜨거운 여름날 관속에 있는 죽은 노동자와 흰 소복은 입은 여인, 고함치는 사내들의 모습이었다. 이것은 추운 겨울과 뜨거운 여름이라는 배경이라는 것부터 상이하게 느껴지지만 전혀 상이하지 않는 그림이다. 결국 두 그림은 시적 화자의 이십대를 표현하는 그림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에게 사상으로 자리잡았다. 겨울의 이미지라서 그런지 허름하게 차려입고 거기에 눈보라까지 휘날리는 상황에서 두 모녀의 불우함이 더욱 가슴와 닿았다. 또한 태양이 작열하는 뜨거운 여름날 공사장에서 죽은 이유조차 물어보기 힘들고, 그리고 그것을 항의했다가는 죄가 될 수 있는 그런 나약한 노동자의 죽음에서 울부짓을 수밖에 없는 사람들의 절규가 그들의 상황을 대변하고 있었다. 시의 화자는 말한다. 자신도 그들과 같은 상황이었음을.... 그래서 그들의 모습이 더욱 강열하게 남아있었을 지도 모름을.... 그리고 젊디젊은 꿈 많은 시절인 이십대의 그림이 되어버린 것을.... 노동자!! 그들의 진정한 꿈은 무엇일까? 그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무엇일까? 수학의 미적분 문제는 푸는 것 보다 쉽게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은 어렵지 않다. 간단하고 단순하다. 바로 인간답게 사는 것. 그것일 것이다. 세월 지나 그 두 그림은 하나가 되었다 지워지지 않는 밑그림이 되었다 내 이십대 삶의 전부를 녹여 그린 한폭의 지워지지 않는 사상으로 오늘 내 안에 숨쉬고 있다 시의 마지막 연이다. 이 시는 나에게 지워지지 않는 밑그림이 될 것이다. 그것은 노동자들의 인생을 살아보지 못한 나로써 하는 말이 우스워보일지는 모르겠지만 분명 나에게 새로운 시각을 주었음은 인정한다. 나는 백무산처럼 그리고 시의 화자처럼 내 이십대의 삶의 전부를 녹여 그들을 대변하거나 표현 할 수는 없어도 그들을 기억할 것이다. 노동자... 그들의 이름을 ˝두 그림˝을 통해 기억할 것이다.
by 영풍문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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