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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를 읽으면서, 그리고 내용을 다 읽고 나서... 이런 잔혹한 표현을 어쩌면 아무렇지 않은 듯이 표현할 수 있을까했다. 정말 시는 이렇게 표현한 작가조차도 그렇게 느껴서 표현한 것처럼... 물론 그렇게 느껴서 표현한 것은 아니다. 이 시를 통해서 권력을 통한 억압된 사람들의 참담함을 표현하려 했던 것이다. 누군가의 구둣발이 무심코 지렁이 한 마리를 밟아도 아무런 죄책감조차 느끼지 않는 일부의 사람들... 그에 따라 계속 그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밟힘을 당하는 다수의 사람들의 모습의 대조를 통해서 우리의 삶이 모습의 암담함을 그려내려 하였다. 그러나 끝까지 머리가 으깨어진 지렁이는 간신히 집 쪽을 바라본다. 이것이 뜻하는 바는 무엇이었을까? 밟힌 자의 마지막 삶의 집착이었을까? 아니면 결코 꺽이지 않음을 표현하려는 의지였을까? 사람들은 수많은 고통을 겪으며 살아간다. 산다는 것 자체가 고통이라고 생각하는 이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시는 단순히 사람들의 억눌려진 고통에 호소하려는 의미만을 담아 내려하는 것이 아니다. 그 고통 속에서도 억눌려지고 짓밟힌 상황 속에서도 생에 대한 강한 의지를 통해, 그래도 어떻게 해서든 살아야 한다는 억압된 자들의 희망을 담으려 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시는 고통 속에서 희망을 발견해 나가는 사람들이 창조해 낸 문학적 산물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시는 더더욱 우리들에게 강한 인상과 강한 의지로 다가오게 되는 것이다.

by 영풍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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