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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름다운삶사랑그리고마무리 |  | |
| Helen Nearing 이라고 조금 생소하시리라 생각됩니다. 1904년에 미국에서 태어난 학자 겸 작가로 지금까지 살아 계신다면 만 96세가 되시는 분입니다. 그분이 88세 때에 쓰신 ˝Loving & Leaving the Good life˝라는 책의 번역본을 1998년 봄에 읽은 기억이 있읍니다. 우리말 제목은 ˝아름다운 삶,사랑 그리고 마무리˝이었죠. 몇년사이에 읽은 책중에 가장 인상에 남아 지난 3월, 다시 한번 읽게 되었읍니다. 21살이나 연상이였던 남편 Scott Nearing을 26살에 만나 50여년간을 미국의 상업주의와 문화의 야만성에 반기를 들어 대학강단에서 서너번이나 ?겨난 빈털털이 남편과 농촌에서 농장을 일구며 자신들이 직접 지은 집에서 어떠한 삶이 과연 충만된 인생인지를 보여준 자서전적인 책이지요. 처녀시절 인도의 철학자인 ˝크리슈 나무리티˝의 情婦이기도 했으며 속박되지 않은 영혼의 소유자로 미국의 상류층에 널리 알려진 그녀가, 금욕주의자며 꼿꼿하고 타협할 줄 모르는 성격으로 학계에서 조차 소외당하고 있는 사회학자인 남편을 만나, 100살이 넘어서야 임종한 남편을 보내며 삶과 죽음에 달관한 인생관을 잔잔한 필치로 보여주고 있읍니다. 남편인 Scott가 임종 직전 주위사람에게 남긴 말은 ˝이것은 오래 전부터 준비 되었던거요,... 곧 돌아올 것이요.더 잘 준비해서....˝ 어느 목사가 Scott를 회상한 대사에는˝...그 사람은 내게 냉정하면서도 애정이 있고, 사람을 흔들어 놓으며 계시하는 정의의 예언자요, 상식의 본보기이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썩어가도록 쓰지 않고 있는 두뇌의 70%를 쓰는 용기와 전혀 쓰지않는 양심의 98%를 실천하는 용기의 본보기입니다˝ 라고 회상하고 있답니다. 우리가 피할 수 없는 죽음과 어찌할 수 없어 살아야만 하는 고단한 인생을 그들은 사랑과 슬기로운 지혜로 한치의 흐트러짐도 없이 올곳게 살아, 40대 중반이 넘어서야 동해의 일출보단 서해의 일몰이 더 아름답다고 느끼게 되는 저에게, 그 노부부 처럼 그렇게 인생을 마무리할 수만 있다면 여한이 없겠다는 생각이 뇌리에 지금도 떠나지 않고 있답니다. 이 책의 감동을 나누고자 잘 아는 친구에게 선물 하였더니 그 책이 다시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에 사는 우리 교민사회에 전해져 널리 읽히고 있다는 소식도 듣게 되었읍니다. 재생용지를 사용해 다소 거친 지질이지만 페이지(246page)에 비해 두텁고,두텁지만 가볍고, 중간중간에 그들의 흑백사진들이 인쇄되어 있어 아련함을 느끼게 하며 요즘 여백만 잔뜩 들어있으면서 번쩍이는 고급 종이값으로만 책값을 정한 듯한 책들과는 근본적으로 달라 책의 내용은 물론,별도로 뿌듯한 만족감을 보너스로 느낄 수 있는 책이라 생각됩니다.
by 영풍문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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