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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아연인아
우선 이 책은 몰래보는 재미가 있다. 그녀가 그렇게 구슬프게 떠나지 않았더라면, 그녀의 친구들이 그녀의 편지를 공개해야할 역사적 책임을 느끼지 않았더라면, 영원히 묻혀버렸을 비밀이다. 누구에게나 자기 자신을, 그리고 가장 소중한 사랑을 만인에게 드러낸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랬기에 다이호우잉 역시 그녀의 편지가 드러나늘 것을 원치 않았을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녀의 편지는 사후 친구에 의해 밝혀지고, 우리는 이책을 통하여 역사와 사회, 그리고 사랑에 대한 지성적 사색에 빠지게 된다. 언제나 그저 사랑은 담담할뿐이다. 위기가 닥치지 않는다면 사랑은 일상과 같이 된다. 그러나 그녀의 사랑은 시대적 위기, 사회적 위기, 인간 존엄성의 위기에서 꽃피워낸 사랑이다. 그랬기에 그녀의 사랑은 인간이 가장 궁지에 몰려서야만이 발견할 수 있는 깊은 깨달음이 있다. 그녀의 어떤 작품들보다도 이 편지글은 가장 그녀의 사랑에 대한 지성적 사색을 깊게 보여주고 있다. 그녀와 같은 역사적, 시대적, 그리고 개인적인 위기를 겪을 기회가 없는 일상적인 우리들에게 그녀는 그녀의 가슴아픈 직접체험을 간접경험할 기회를 준다. 편지글이기에, 그녀의 친구가 되어 그녀의 이야기를 듣고 같이 눈물도 흘리고 분노하며, 그녀가 했을 고민을 같이 나눈다. 아픔의 극한에서 키워낸 사랑이 시인에게 마지막 비상구였던 것처럼, 사랑은 어쩌면 메마른 일상을 사는 우리들에게도 비상구인지도 모른다. 사랑에 대한 이성적 접근을 시도하는 모든 젊은이들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해답은 없을지도 모르나, 이책이 사랑에 대한 이성적인 분석과 해석 불가능한 부분을 모두 다 보여주기 있기에, 읽고나면 무언가 많이 진실에 다가선 기분이 들지도 모른다. 서정으로만 가득차 눈물만 가득 쏟고 끝나는 책들에 이미 식상한 독자들에게 이 책을 적극 추천하고 싶다. 이 가을 쓸쓸함과 때맞춰, 가장 솔직하고 지성적인 사랑을 몰래보는 재미를 선사하고 싶다


by 영풍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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