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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까트린이야기 |  | |
| 글의 시작은 뉴욕의 한 건물에서 다른 건물 안의 무용 강습소 안을 들여다보며 시작된다. 주인공인 까트린은 어릴 적 파리10구에서 보냈던 일을 회상하는 것이다. 아이의 눈으로 이야기하지만 <좀머 씨 이야기>도 그렇고 다소 슬픈 면도 있고 어른들의 세계를 조금도 거짓없이 그리고 아름답게만 만들려고 하지 않고 냉철하게 다 말해주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까트린의 아버지는 미국인 무용수 어머니와 떨어져 살면서 사업을 하고 있다. 까트린은 정확히 그것이 무슨 사업인지 모른다. 어쨌든 사업을 하면서 하루하루 자신과 다짐하면서 살아가고 딸에게 항상 자신감을 주려고 하는 아버지. 우리 한국식대로 궁상맞게-부정적인 표현은 아니다. 이러한 궁상맞음을 개인적으로 무지 좋아한다- 표현하는 것은 아니고 그저 웃음을 띠고 동업자들에게 늘 인내심을 가지고 대하며 다른 이의 꿈도 지켜주려고 하는 모습을 딸에게 비쳐준다. 어느 날, 무용학원에서 알게 된 딸의 친구 집 파티에 초대된 아버지와 까트린은 다소 위축된 상황이지만-읽으면서 처량한 상황과 맞닥뜨리지 않을까 걱정됐었다-결국 아버지는 새로운 사업구상을 했다며 힘을 얻어 파티장을 나온다. 하지만 그 새로운 사업가와 연락은 한번도 못 한다. 그러다가 아버지는 엄마가 있는 미국으로 가기로 한다. 딸아이 입장에선 엄마와 같이 살게 되고 아버지가 그런 생각을 했다는 게 너무나 좋을지 모르지만 그 파티장에서 뭔가 자극을 받았고 새로운 사업가에서도 뭔가를 느꼈던 것이다. 독자들은 씁쓸함을 느끼며 다음 장을 읽게 된다. 그 후 세월이 지난 후 까트린은 무용수가 되어 학원을 차리고 그녀의 딸이 자신을 도와 같이 강습을 하고...어머니와 아버지는 티격태격하다가 결국 지금까지 같이 사신다. 파리로 돌아간 것이 아닌 지금의 뉴욕에서 말이다. 이렇다할 큰 사건도 없고 시간 배경도 인생의 전반을 다루면서 조용하게 이야기 해주고 있다. 한 가족의 단란함을 그리고 한 여자아이의 어릴 적 이야기를 듣는 거라서 따뜻함이 흐르면서도 왠지 모르게 아버지의 씁쓸함이 남게 된다. 최근에 읽고 있는 <살맛 나는 이야기>에서처럼 사람은 누구나 고향과 가족의 추억을 그리면서 살게 되나 보다. 아주 특별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불우했던 시절도 아니지만 늘 그리워하며 옛날 그 자리로 돌아가길 바라며 한 세월 한 세월 늙어 가는 것 같다.
by 영풍문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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