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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브 |  | |
| 한 사람이 세상에 끼칠 수 있는 힘은 어느 정도일까. 위대한 인물들의 삶을 대할 때마다 만나는 것은 그들의 너무도 뛰어난 천재성과,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는 끊임없는 극복 정신이다. 인물들에 따라 편차는 있지만, 위대한 인물은 그 삶으로써 많은 이의 공감을 자아내는 것이다. (위대한 인물이 되고 싶지 않은 사람도 세상에는 많겠지만.)
<모브>는 그 제목부터가 낯설기 그지없었다. 은빛 표지에 이끌려 책을 들었을 때는 ´모브´가 어떤 기호 같은 것으로 생각되었으나 곧 색깔의 이름임을 알 수 있었다. 생각해 보니 색깔 이름은 기억할 수 있는 것보다 많았던 것 같기도 하다. 프러시안 블루, 인디언 레드 등등.
<모브>를 읽으면서 흥미를 끌었던 것은 발명과 산업과의 관계이다. 요새야 연구소다 프로젝트다 해서 정책적으로 발명을 장려하고 있지만, 150년 전에야 어디 그랬겠는가. 퍼킨 역시 자신의 사재를 털어 공장을 짓고 거기서 무수한 실험을 통해 더 나은 화학 염료를 만들어내기 위한 노력을 경주한다. 아울러 자신의 기술을 흉내낸 많은 경쟁자들과 피비린내 나는 싸움을 벌여가며 어렵사리 모브를 지켜간다. 그 싸움은 너무도 힘든 것이었을까. 퍼킨은 결국 자신의 사업가로서의 삶을 접고, 중년 이후에는 순수 화학에만 몰두하여 이 분야에서도 여러 업적을 남긴다.
달은 차면 기운다고 했던가. 한 화학자의 성공과 좌절 뒤에 숨은 이야기를 통해 위대한 삶을 살아간다는 일의 힘겨움 같은 걸 느꼈다. 그 삶은 안정과 평온과는 거리가 먼 삶이다. 고난과 역경을 이겨냈기 때문에 그 삶을 존경하는 것이겠지만 말이다. 그러니 퍼킨의 삶은 보랏빛 삶이라고 부르고 싶다. 화려해서 쉽게 눈길을 끌긴 하지만, 어디에나 두어도 어울리지는 않는 보라색처럼.
끝으로 거부(巨富)의 냄새가 나긴 하지만 빌 게이츠의 일화를 적고자 한다. 그는 시간이 날 때마다 고속도로에 나가 악셀을 힘껏 밟는다고 한다. 속도 위반 딱지를 끊으면서까지. 그렇게 해서 털어버리고자 하는 것이 단순한 스트레스뿐일까. 아마도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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