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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군주론 |  | |
| 마키아벨리의 군주론(까치.강정일 옮김)을 읽다.
<군주론>을 읽게 된 건, 장정일의 <중국에서 온 편지> 때문이다.
작가의 말에서 장정일은
말하고자 했던 주제의 한 부분을 마키아벨리의 <군주론>(까치)과 프레이저의 <황금의 가지>(을유문화사)가 대신해 주었다´
라고 했다.
시오노 나나미의 <내 친구 마키아벨리>는 읽어 봤지만, 마키아 벨리의 <군주론>을 교과서에서, 상식책에서, 다른 text에서 지겨울 만큼 들었지만, 실제로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을 읽은 적이 없었다.
단테의 <신곡>을 안 읽은 것 처럼...
어제, 오늘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을 정말 ´흥미있게´ 읽었다.
그런데, 마지막 책장을 넘긴 지금 왜 이렇게 슬플까?
무슨 슬픈 소설을 읽은 것 처럼 북바치는 감정이 미어진다.
1513년 12월 프란체스코 베토리에게 보낸 편지에서 마키아벨리는 고백한다.
´이 책을 바치고자 하는 이유는 내가 곤궁한 처지에 봉착해 있기 때문입니다.나는 어려운 처지에 놓여 있으며,현재의 상황이 오래 지속되면 나는 빈궁함으로 인해서 경멸을 받게 될 처지에 놓이게 되겠지요.또한 나는 메디치 군주들이,비록 나에게 돌을 굴리는 일부터 시작하라고 해도, 나를 채용했으면 하고 바랍니다.´
수천, 수만명의 마키아벨리 학자를 생겨나게 한 <군주론>은,
수많은 정치인들의 필독서가 된 <군주론>은,
어떤 현학적인 이유에서도, 후학 양성을 위해서도, 집필의 욕망에서도 아닌,
´빈궁함´과 ´공직 복귀에의 열망´으로 집필되었다.
자신의 저서를 신흥 군주인 메디치 가문에 바침으로써, 다시 일을 하고 싶다는 소망, 그래서 자신의 지식과 연구를 세상에 내 놓겠다는 열망.빈궁한 채로 혼자 몰락하지 않겠다는 몸부림.
이런 절망적인 상황 속에세 <군주론>은 태어났다.
가난과 불안함 속에서 마키아벨리는 매일 저녁 서재로 칩거하여,저술을 하였다.
<군주론>의 여러 부분에서 장정일이 말하고자 한 주제의 한 부분을 발견했다.
´왜냐하면 무질서를 너무 관대하게 방치해서 그 결과 많은 사람들이 죽거나 약탈당하게 하는 자보다 소수의 몇몇을 시범적으로 처벌함으로써 기강을 바로잡는 군주가 실제로는 훨씬 더 자비로운 셈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p114.´현명한 잔인함은 진정한 자비이다.´ 중에서)
<군주론>(까치)을 읽고 ´번역´이란 문제를 생각했다.
<군주론>(까치)의 번역한 강정인 교수(서강대 정치학)의 역자후기는 8page이다.(이렇게 긴 역자후기는 정말 드물다.)
그 만큼 번역하면서 고민과 고통이 많았다는 얘기다.
<군주론>(까치)의 원본은 이탈리아어가 아닌 프라이스가 번역한 영역본이다.
역자는 ´중역´이 야기할 수 있는 문제를 알기에, 심각한 부담감을 가지고 번역을 하였으며,부록1,2,역자 해제를 제공함으로써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 있다.풍부한 ´주´가 함께 제공된 이 책에서, 역자가 번역을 하면서 ´적확한 이해´를 돕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였는지를 알 수 있다.
강의를 하면서 교재로 쓴 기 번역된 <군주론>들의 오역을 정정하느라 낭비하는 시간이 싫어, 직접 번역을 하였다고 한다.
인문과학이 뒷전으로 물러난 사회에서, 이태리어와 마키아벨리에 두루 능한 ´한국인 학자´가 번역한 <군주론>은 언제쯤 읽을 수 있을까?
by 수선의 도서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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