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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트 하우스 |  | |
| 장정일의 <보트 하우스> (프레스 21)을 읽다.
대학 때 장정일 소설을 많이 읽었다.졸업 후 <장정일의 독서일기> 외에 보지 않다가 얼마 전 <중국에서 온 편지>를 읽고, 과자에 한 번 손이 가면 과자 봉지 하나를 통째로 비워버려야 성이 차듯이, 장정일 소설이 또 읽고 싶었다.그리하야 <보트하우스>는 나의 선택을 받았다.
<보트하우스>의 도입부를 읽으면 <보트하우스>가 과연 소설인지, 장정일 자신의 이야기인지 헛갈린다. 주인공은 2년에 한번씩 소설을 내는 37세의 소설가이며, 대구에서 살고 있다. 1년 전에는 자신이 쓴 소설의 음란성을 사유로 구속되었으며, 여름동안 구치소에 있었다. 아내는 프랑스에 갔고, 주인공은 타자기를 그리워 한다.그러면서 주인공이 쓴 첫번째 소설,<아담이 눈뜰 때>의 첫구절을 인용한다. 이쯤되면 주인공 ´나는´은 실제 작가 ´장정일´이 되어 버리고,소설을 읽는다는 느낌보다 ´장정일, 본지 단독 인터뷰´ 이런 잡지 기사를 읽는듯한 흥분에 책 읽는 속도가 빨라진다.
내가 사랑하는 장정일.
자신의 이야기를 주저리 주저리 쓴, 상상력 없는 소설을 팔아 먹을 만큼 게으르지도 않고, 호락호락하지도 않다.주인공 ´나는´이 크로버 타자기를 얻는 순간, 소설은 ´환상´으로 데굴데굴 굴러간다.마치 비탈길을 구르는 작은 공처럼, 한 번 탄력 받은 이상 속도가 걷잡을 수 없이 빨라진다. 어지러울 정도로 ´변신´ ´환상´이 계속된다.
카프카의 ´변신´, 도스트예프스키의 ´죄와 벌´의 모티브가 녹아 들고, 소설 속 인물들은 타자기가 되고, 저울이 되고, 세탁기 박스에 실려서 파키스탄으로 간다.
<보트 하우스>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 인물이지만, 내겐 파키스탄 근로자 2명의 묘사가 가장 강렬하게 다가온다.
그들의 자취방에서 어느 날 부터 낮은 교성이 들린다.그들은 원래부터 호모가 아니다.한국에 와 있는 파키스탄 여자들은 거의 없고, 한국 여자들은 그들을 상대해 주지 않아, 그 두명은 서로를 안게 된다.
그들은 무슬림에게 금지된 돼지고기를 먹는다.먹고 싶어서가 아니라, 소고기가 비싸기 때문이다.동성애를 하고, 신이 금한 돼지고기를 먹은 그들은 파키스탄으로 돌아 갈 수 없다.그들은 옆방 해라와 하얀 쌀밥에 삼겹살에 소주를 마신다.
<보트 하우스>를 읽다 보면 정신이 없다. 인물과 인물들이 현란하게 얽혀 있고, 장소의 이동에 따른 또 다른 인물이 등장, 복잡한 구도를 취하고 있다.뭐 굳이 줄거리를 말할 수 없는 소설이다.
<보트 하우스>의 짧은 독후감을 말하라면?
˝재미있다.˝.
˝장정일 자신의 모습, 자신의 목소리가 넘 많이 들어있다.˝
˝독설이 더 심했으면 좋겠다.특히 문단 비평은.˝
˝해변 파라솔 밑에서 얼음잔을 딸그랑 거리며 마시는 콜라가 가장 큰 행복이란다.알면서 왜 못해? 나에게 가장 큰 행복, 평화는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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