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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담배 피우는 아줌마 |  | |
| 이숙경의 <담배 피우는 아줌마>(동녘)을 읽다.
이 책을 읽게된 동기?
한 남자의 독서일기를 읽었다. 남의 홈페이지를 헤메고 다니다가 우연히...
그 남자는 이렇게 썼다.
´그런데 한가지 더.
더 어처구니 없는 것이 있다. 이런 억지들이 바로 나의 옆에 널려있는 문제라는 점, 그런데도 그것을 미처 인식하지 못했다는 점이 바로 그것이다. 내 옆에 있는 어머니부터 시작해서 가족 안에 여성들, 주위에 있는 여성들과 관련된 이 문제들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것. 이 점에서 나는 더 큰 충격을 받았다.´
(겨울철쭉의 독서일기 중에서)
이 남자 정말 솔직하다. 스스로가 어머니의 문제를 모르고 있었다고 인정하고, 충격을 받았다는 점. 정말 몇 안되는 남자 중 하나다.
이 대견한 독서일기를 통해 나는 <담배 피우는 아줌마>를 읽게 되었다. 제목 들으면 필 꽂히듯이, 이 책은 페미니스트, 여성 운동가, 인터넷 잡지 아줌마의 편집자인 이숙경의 ´세상보기´이다. ´아줌마가 바로 설 수 있는, 아줌마가 행복한 사회´를 만드는 것이 이숙경의 목표이며, 이 책은 그러한 관점에서 씌어진 것이다.
이 책은 남자가 읽으면 겨울철쭉님 처럼 충격을 받기도 하고,
보수적인 남자가 읽으면 질겁을 하고 싫어할 것이며(아마 버려버릴 것이다.), 그냥 평범한 남자는 ´이 여자 남편은 참 불쌍하다.´ 또는 ´이숙경이란 여자는 참 드세다.´ 이렇게 생각할 것이다.
이런 생각도 할까?
´여자들이 불쌍하구나.´ (???)
그런데, 이 책 여자가 읽으면 밋밋한 책이다.
왜? 다 알고 있는 내용이니까. 여자들의 현실을 쓴 책이니까.
30대의 여자가 담배 한가치 피려고 남편에게 허락을 받아야 하는 스트레스, 남자는 툭하면 외박하는데 여자가 친구 만나고 늦게 들어가면 길길이 난리가 나는 현실, 주부들의 명절 스트레스...
남자들은 여자가 말 안하고 웃고 있으면 모르겠지만, 이거 모르는 여자가 어디 있냐구? (하지만 읽으면서 소록소록 분노가 치미는 것도 사실이다.)
내가 이 책을 읽은걸 알면, 부모님이 화나실꺼다.
안 그래도 결혼이 늦어서 골치 아픈 딸이 이런 책까지 읽고, ´결혼 해야 되나?´ 이런 생각하는걸 아신다면...
사실 이런 책 읽으면 참 결혼하기가 싫다.
결혼 후의 생활을 상상하면 갑갑해 지니까...
이숙경 아줌마가 쓴 ´결혼을 앞둔 후배에게´ 의 일부분을 부자.
´둘째, 결혼은 너무 많은 가족들을 데려온다.사실 함께 살기를 원한 사람은 단 한 사람인데...그가 데려오는 가족들은 선택이 불가능하다.사실 결혼은 1+알파와의 결합이다.문제는 그 알파가 더 큰 파워를 행사하고,수적으로도 훨씬 우세하다는 것.´(p214)
새로울 것 없는 내용이지만, 갑갑하다.
결혼을 하면 시금치에 젓가락도 대기 싫다는 여자들이 대분분이고, 시어머니가 편하고 좋다는 친구를 정말 한번도 본 적이 없다.
만약 여자 형제들 사이에 낀 only son이랑 결혼을 한다면?
제사, 명절,생일, 온갖 가족 모임, 여자 형제들의 온갖 간섭과 충고.... 으~윽.
설날에, 추석에 남자네 집에가서 표정 관리하며 한복입고 설겆이하는 내 모습이 상상이 안된다. 아니 상상하기가 싫다. 꼭 해야 한다면, 잘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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