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joungul.co.kr 에서
제공하는 좋은글 입니다.
바쁜 일상 속에 잠시 쉬어가는 공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
|
|
|  | 사랑 |  | |
| 사랑 -이광수
어떤 사람은 이광수의 이름만 들어도 고개를 홱 돌립니다. 친일파니까.
나도 그의 작품을 거의 읽은 적이 없습니다.
무의식적인 같은 이유겠지요.
그러나 이번 참에 그의 이 작품을 읽은 것은 서문이 마음에 들었기 때문입니다.
이 작품은 친일로 돌아서기 직전의 작품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의 이 서문에서 맑은 그의 정신과 인생관을 볼 수 있었습니다.
´나는 사람이 평등되지 아니함을 믿는다. 지력으로나 의지력으로나 체력으로나 다 천차만별이 있
지마는 그중에서도 ´옳은 것´, ´아름다운 것´을 아는 힘, 느끼는 힘에 있어서 더욱 그러함을 믿는
다. 그리고 나는 이것을 슬퍼하지 아니한다. 도리어 사람의 이 차별이야말로, 무한한 향상과 진
화를 약속하는 것이니, 버러지가 향상하기를 힘써 부처님이 될 수 있음을 믿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러길래 나같이 더럽고 어리석은 중생도 부처님의 완전을 바라는 기쁜 희망으로 이 고달픈 인생
의 길을 걸아갈 수 있는 것이다.´
´사람은 저마다 제 오막살이 한 칸을 가지고 있는 모양으로 저마다 제 세계 하나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그 오막살이들이 다 대견치 못한 것임과 같이, 사람은 항상 제가 들어앉은 세계를 벗어나
서 더 크고 넓은 세계를 찾아 나서야한다.´
이 두 구절이 없었다면 이광수의 ´사랑´이라는 책은 영원히 내 책꽂이 구석에서 먼지를 이불삼아
잠자고 있었을 겁니다.
사랑에 관한 이야기를 보고 들을 때면 항상 브라우닝의 시가 생각이 납니다.
´당신이 날 사랑해야 한다면 오직 사랑을 위해서만 사랑해 주세요.´- 칼럼목록 앞쪽으로 보시면 브
라우닝의 시를 찾으실 수 있을 겁니다.
사랑이라 부르는 모든 형태의 것을 보건데 사랑을 위한 사랑이 아닌 것은 늘 보답을 바라곤 합니
다.
´사랑을 한다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라고 하였던 유치환의 행복에서도 알수 있
듯이 진정한 사랑이란 아무것도 바라는 것이 있을 수 없슴입니다.
이 작품 안에도 우리가 사랑이라고 하는 모든 것이 다루어져 있습니다만, 나는 내가 살고 있는 지
금이 사랑을 잃어가는 듯하여, 또한 나 자신도 그들과 같이 말라가는 듯하여 이러한 것을 생각하
는 적마다 마음이 쓰리곤 합니다.
내가 사랑에 관하여 생각할 때 마다 브라우닝의 시를 생각하는 것은
´그리고 부디 ´미소 때문에, 미모 때문에, 부드러운 말씨 때문에, 그리고 또 내 생각과 잘 어울리
는 재치있는 생각 때문에 그래서 그런 날엔 나에게 즐거움을 주었기 때문에 저 여인을 사랑한
다´고는 정말이지 말하지 마세요.
이러한 것들은 임이여! 그 자체가 변하거나 당신을 위해 변하기도 합니다.´
하였던 구절에서 크게 동감하고 깨달은 때문입니다.
자식을 사랑하기 때문에 아낌없이 나누고, 부모를 사랑하기 때문에 위하여주고, 친구와 연인을 사
랑하기 때문에 자신을 던질 수 있는 것은 얼마나 아름다운 일입니까.
부모가 이만큼 고생하여 그것으로 자식은 그것에 보답해야 한다고, 또 자식은 부모가 자식을 위하
여 조금 더 희생하지 않았음에 원망하고, 나를 위하여 네가 할 수 있는 것이 미비하다 하여 거리
를 두노라 하는 것 만큼 슬픈 것이 어디있습니까.
오는 것이 있으면 받는 것이 있어야 한다고 하지만 자신이 한 일에 대한 답을 바라고 있는 것은 진
실한 사랑이 아닐것입니다.
사랑을 아가페, 에로스, 플라토닉한 것이라고 나누기도 하지만 어느 것도 보답을 원한 것이 있다
는 말은 들은 적이 없습니다.
부모가 자식을 사랑하는 것에 보답이 무엇이며 자식이 부모를 위하는데 보답이 무엇입니까.
나는 아무리 생각하여도 순수한 사랑이란 그러한 것이라고 생각힙니다.
그러면 그런 말을 하실줄 압니다.
다른 건 몰라도 부모가 자식을 위하여 얼마나 애쓰는 가를 자식이 알도록 가르치는 것이 반드시
보답을 바라는 것이라 단정할 수 없는 일이라 말입니다.
그 말이 옳습니다. 나 자신도 이것에 관하여 많이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부모의 노고를 알게 하는 것과 보답을 바라는 것은 분명한 차이가 있으며 처음에
는 그것이 다를 바 없다고 하지만 나이를 먹고 철이라는 것이 들면 스스로 깨닫게 되는 것이라고
믿습니다.
사랑은 받을 권리는 있으되 요구할 권리는 없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극히 자연스럽지 못한 일이며, 불행한 것들로만 변하기 때문입니다.
젊은이의 생각이니 나이드신 어른들은 참 되먹지 못한 계집애구나 하실테지요?
사랑을 주는 사람은 혹은 받는 사람은 저마다의 자기 방식이 있는지라 자기 방법에 맞지 않으면
그것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사랑을 주는 사람은 자기 방식이 받는 이에게 맞지 않으면 방법을 달리해야하고, 받는 사람은 주
는 이의 마음을 헤아려 조금 넓게 받아들일줄 알아야 하는 것입니다.
서로 이렇게 하지 아니하면 그것은 사랑이 아니라 지독한 생채기를 내게되곤 하니 무엇하나 쉬이
되는 것이 없이 조심스러운 것입니다.
오늘은 이야기가 조금 길었습니다만, 너 참 궤변이다, 너의 그러한 생각은 잘못된 것이다라고 말
하실 분들이 많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직의 나는 이러한 생각으로 철없다, 되먹지 않았다는 소리를 들을 수도 있겠지요.
그러나 적어도 지금은 이렇게 생각한답니다.^^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