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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수와 모리배
대학교수와 모리배 (주요섭)



난 정신적으로만 풍요로우면 물질적 가난은 이겨낼수 있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

지나 이상적인 꿈인것 같다. 경제적 빈곤은 정신적으로 풍요롭다 할지라도 사람을 비참하게까

지 할 수 있다는 사실이 나는 슬프게 한다. 인간에게 먹고 사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도 새

삼 깨닫게 되었다. 서로 아무리 사랑하는 부부라 할 지라도 아무리 많이 배운 이라 할 지라도 경

제적 어려움은 사람을 추하게 만들며 치사하게 만든다.행복한 삶을 위해서는 어느정도 물질의

필요성을 부인할 수 없다.

이 소설의 시대적 배경은 일제 해방이후다. 대학교수는 광복이후 이제는 제대로 된 세상에 올것

이란 기대에 부풀었으나 곧 실망한다. 일제시대보다 광복이후가 세상살기가 더 어려워졌다.일

제치하에서는 작으마나 돈이 나왔으나 지금은 그것마저도 제대로 나오지 않는다. 학생들에게

지식을 가르치는 보람으로 살기에는 가난은 그를 너무 힘들게 한다. 혼자의 몸도 아닌 처자식딸

린 한집안의 가장으로써 그것은 더욱 견디기 힘든 것이다. 먹고살 것을 걱정해야 하는 대학교수

의 처지는 참으로 보기 안타까웠다. 어려운 살림에 아내가 시집올때 해온 살림이 하나둘 없어지

고 급기야 결혼반지 마저 전당포에 맞긴다.

그가 하루는 추운 겨울에 남산으로 바람을 쏘이러간다. 거기서 그는 우연히 예전에 알던 친구를

만나게 된다. 그는 사업수완이 좋아서 큰 돈을 번 이다. 나는 그의 부유함을 내심 부러워 한다.그

런데 그는 나를 존경한다고 말하면서 자신을 모리배라고 말한다. 큰돈을 벌기위해서는 모리배 짓

을 할수 박게 없다고 한다. 그러면서 교육자인 나의 양심을 존경한다면서 그는 돈 한 뭉치를 쥐어

준다. 놀라는 나에게 그는 사업을 하기위해서 하는 접대비에 비하면 이 돈은 아무것도 아니라면

서 제발받아달하는 말을 한채 산을 내려간다. 나는 잠시 머리가 멍 했으나 아내의 반지를 도로

찾아올수 있다는 생각에 전차를 타고 집으로 한걸음에 달려온다. 그가 아내를 향하여 내민 손에

는 아무것도 없었다. 그는 소매치기를 당한것이다. 대학교수는 한참동안 아내를 향해 내 놓았던

손을 내려놓지 못한다.

운이 없는 사람은 뒤로 넘어져도 코가 깨진다고 했던가? 그런 작은 행운조차 허락되지 않는 대학

교수를 보며 그때 그 당시 지식인들의 학문에대한 열정과 경제적 빈곤사이에서의 갈등과 고뇌

를 엿볼수 있던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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