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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동한그릇 |  | |
| 한 여인이 남루한 차림의 두 남자 아이를 데리고 들어와 우동 한 그릇을 시킨다.
그리고, 주인장은 그 여인이 시킨 우동 한 그릇에다가 우동 반 덩이를 더 얹어 준다.
그리고 그 다음해에도 여인은 두 아이를 데리고 들어와 우동을 시킨다.
그리고 똑같은 주인의 행동.
내가 주인이었다면 가난한 티가 흐르는 어머니와 형제들에게 음식을 나누어 줄 수 있었을 것 같다.
그러나 좀 더 신경을 써서 그들이 눈치 못채게 하기에는 내 자신이 부족했을 것이다.
그러나 내가 어머니였다면. 과연 내 아이들을 데리고 우동 한 그릇만 시킬 수 있을 정도로
용기를 낼 수 있었을지.
내 어머니가 초라한 모습으로 나와 내 동생을 데리고 우동 한 그릇만 시켜 준다면 난 그 어
머니가 얼마나 부끄러울까.
난 아직 부모가 되어 보지 않아서 그런 용기가 날 지는 모르겠지만, 내 어머니가 그런 모
습으로 나와 내 동생에게 우동 한 그릇을 시킨다면 난 너무나 창피해서 그 곳에 따라 가지
도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어린 내 동생이 우동 한 그릇에 대한 작문으로 상을 탔을 때 나의 가난한 생활을 밝
힌 그 작문도 마찬가지로 부끄러워 했을 것 같다. 그러나 그런 생각을 긍정적으로 돌리고
따뜻한 가족애로 감쌀 수 있을 때, 그 사람의 사고 방식은 좀더 유연하고 마음도 여유가 있
을 것이다.
형은 그런 마음가짐으로 생활하고 열심히 살아서 의사가 되었고, 나는 그의 그런 모습에 박
수 갈채를 보내고 싶다.
생활의 작은 감동, 작은 기쁨 그런 것들이 모아져서 행복이 된다. 그 우동을 팔던 주인장은
그런 것을 잘 알았던 것 같다.
매년 2번 테이블을 비워 놓고 그 손님들을 기다리는 모습에서 그들의 기쁨 , 기다림 들이
내게 전해져 오는 것을 느꼈고, 받는 기쁨 보다 더 큰 주는 기쁨 또한 느낄 수 있었다.
마지막에 초라했던 어머니가 기품있게 변해서 훌륭하게 성장한 아들들과 함께 그 우동집에
다시 돌아왔을 때, 주인이 느꼈을 기분을, 그 기특함과 감탄어린 감동을 공감하고 싶었으나,
남에게 그만큼 베푼 적이 없는 관계로 그럴 수 없는 것이 안타까왔다.
앞으론 남에게 베푸며 살아가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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