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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먼나라 이웃나라7 일본편 |  | |
| 일본의 오타쿠 문화
처음 독서신문을 받았을 때 하나 눈에 띄는 책이 있었으니 바로 먼나라 이웃나
라이다. 이 책은 내가 가장 읽고 싶었던 책 중에 하나였다. 이미 먼나라 이웃나
라 지난 6편까지를 200번도 넘게 읽었으니 그 책의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 다 알
고 있을 정도였다. 거기다 새로운 책에 갈망하고 있었던 나에게는 불난집에 기
름붓는 것과 같았다. 이 책을 간단히 소개하자면 2권으로 나뉘어져 있다. 7편
은 일본인의 습성과 문화를 8권은 일본의 역사를 소개해 놨다.
그 중 나는 7편을 주의깊게 보았는데 그 이유는 바로 7편에 오타쿠 문화가 소
개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오타쿠란 흔히 말하는 매니아(mania)와 같은 말이
다. 우리는 보통 관심의 정도를 3단계로 분류하는데 관심이 없는 자, 그 분야를
좋아하는자(fan), 그분야를 통달한자(mania)로 구분한다. 그러나 오타쿠는 이
와는 다르다. 메니아를 넘어선 자들을 일본에서는 오타쿠라 부른다.
오타쿠란 직역하면 집(house)란 뜻인데, 한 번 집안에 들어가면 절대로 나오
지 않는다 하여 오타쿠라 명명했다고 한다. 예를 들면 일본야구에 관련해서 아
무 것도 모르는 자들은 관심이 없는 자, 그리고 ˝작년에 선동열이 주니치에 있었
고 이종범은 메이저리그에서 온 닐슨이란 선수 때문에 2군에 갔고 이치로가 오
릭스에서 5억7천만엔을 받아 일본 최고의 연봉선수가 되었다.˝라는 식의 지식
을 빠삭하게 알고 있는 자를 보통 fan이라고 부르고, ˝뭐? 사와무라(일본의 전
설적인 투수...가미가제로 죽었다는 설이 있다.)가 입던 유니폼이 있다고? 뭐
1000만엔이라고? 천원 더!!!˝ 이 정도의 열성을 더한 자를 매니아라 칭한다.
그러나 오타쿠는 다르다. fan의 지식과 매냐의 열성을 더한 것은 비교가 안된
다. 먼저 요미우리에 관심을 두는 오타쿠는 요미우리의 시즌티켓(1995년기준
100만 2000엔)을 산다. 그리고 야구관련 잡지는 모두 정기구독을 신청하는 데
다 소속구단의 선수의 나이, 입단년도, 성적, 가족관계(?), 코칭스테프와의 사이
까지 모조리 아는 자들이다. 그리고는 요미우리 관련 소식을 모두 수집하여 오
타쿠모임에서 자체발간하는 잡지에 기사를 내어 부진한 선수라든지 불성실한
선수들을 무자비하게 비판한다.
거기다 요미우리의 홈구장인 도쿄돔의 시설중 라이트 하나가 깨져 불이 안 들
어온다고 해도 무자비하게 비난의 총알(사랑의 총알 아님)을 무자비하게 쏘아
댄다. 비난의 화살 수와 관중의 수는 역시 반비례한다. 그렇기 때문에 관중경감
을 두려워하는 구단 관계자들이 나서서 불성실한 용병을 자른다든지, 구장의
보수를 책임지고 한다든지 하는 것이다.
이런 오타쿠문화가 발달했기 때문에 일본의 스포츠나 일본이 세계 최고의 위
치를 자랑하는 애니메이션과 게임, 기타 음악과 문화 수준은 날로 발전을 거듭
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많은 청소년들이 일본 대중문화 광이 되어가는
것도 나름대로 이유가 있는 것이다.
내가 주의깊게 본 내용은 이 정도지만 먼나라 이웃나라에는 그동안 우리가 잘
못 알고 있었던 일본인에 대한 생각을 어느 정도 바로잡아 주었다.
예를 들자면 어른들이 ˝쪽발이놈들 사과를 할 줄 몰라!˝라고 하는데, 일본인들
은 사과를 할 때 ˝통석의 념을 금할수 없다.˝는 이상한 말을 하기 때문이다. 그러
나 일본인들이 사과할 때 쓰는 이 말은 일본놈들의 사과중에는 엄청난 강도
로 ´정말 내가 잘못했다. 그러니 한번만 봐주...´ 라는 뜻이 내포되어 있다고 한
다.
그리고 일본이 남을 배끼는 것을 잘한다고들 하지만 일본이 다른 나라의 문화
를 흡수하는 것은 다른 나라를 그대로 모방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식으로 소화
를 하는 것이었다. 일본이 강할 수 있었던 비결도 바로 다른 문화에 좋은 것이
있다면 흡수하는 데 소극적이지 않았고, 그러면서도 자기들 나름대로 소화할
수 있는 능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흔히 일본문화를 생각하면 음란물을
생각하기 쉬운데, 그러한 생각이 일본의 문화를 제대로 이해하는 데 항상 장애
가 되어왔다는 점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이외에도 일본이 성공하게된 7가지 비책, 일본이 해결하지 못한 7가지
문제점 등 재미있는 내용이 있다. 그리고 8권에는 내가 좋아하는 일본역사의 풍
운아 오다 노부나가가 나오는 역사편이 실려있다.
근 10년만에 나오는 먼나라 이웃나라 일본편! 10년동안 준비한 만큼 읽을거리
로서는 충분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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