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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토정비결 |  | |
| 이재운의
´토 정 비 결´을 읽 고
최근 세상살이에 고달픈 많은 사람들-삶에 활력을 잃은 사람들과 사업에 실패한 사업가들..., 그리고 뭔가 한 건을 움켜잡아 권력을 휘둘러 볼 요량인 정치가에 이르기까지...,-이 점술가를 찾는다고 한다.
물론 점술가를 찾지 않고서는 해결할 수 없을 그 안타까운 마음이야 오죽했으랴마는..., 역술이나 점술은 모두 미신이라고 하여 믿지 말라고 하면서도 그 말을 했던 바로 그 사람들이 앞장서서 찾고 있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2002년 월드컵이 열리기 전에도 우리나라의 4강 진출 전망이나 출전국(出戰國)들의 성적을 예상하는 역술가들의 예언에 적잖은 사람들이 귀를 쫑긋 세웠다는 사실도 주목할만하다. 우연의 일치인지는 모르겠으나 결과론적으로 점술가나 역술가들의 말이 어느 정도 객관성있게 맞아떨어졌다는 것은 점술이나 역술을 무조건 미신으로 몰고 가기보다는 학문의 한 분야로 인정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갖게 한다. 사람들은 마음이 괴롭고 슬플 때나 하는 일이 제대로 풀리지 않을 때, 또는 뭔가를 하고자 할 때면 으레히 신(神)을 찾고 또 뭔가 의지할 곳을 갈구하게 된다. 겉이든 속이든..., 또는 실제로 믿거나 말거나 마음의 평안을 추구하기 위해서...., 나 역시 마음이 울적하고 하는 일이 제대로 풀리지 않을 때면 뭔가 속이라도 시원하게 풀어 줄 어떤 대상을 그리게 된다.
솔직히 지금까지는 점술가나 역술원을 찾아 본 적은 없다.
그런데 마음의 평화를 찾지 못하고 방황하고 괴로울 때면 은근히 마음한 구석으로부터 유혹의 불길이 솟아올라 점술이나 역술의 힘을 동경할 때도 있었다.
그러나 동경은 동경일 뿐 그 동경의 마음을 행동으로 옮겨보지는 못했다.
그러던 중 이 소설 ´토정비결´을 접하고 호기심 반, 재미 반으로 책장을 넘겼다.
이 소설의 작가 「이재운」씨는 충남 청양 출생으로 중앙대학교 문예창작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주요 저서로는 명상소설 ´아드반´과 선사공안 해설집(禪師公案 解說集)인 ´목불을 태워 사리나 얻어 볼까´, ´밀리레빠의 탑´ 등이 있으며, 소설로는 이 책 ´토정비결´이 있다.
´토정 이지함´은 ´토정비결´의 저자, 기인, 점술가로만 알려져 있다.
물론 ´토정´이 인간의 운명을 손바닥 들여다 보 듯 훤히 알고, 수십 수 백년 앞을 내다 본 기인이자 점술가로 알려진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토정비결´이라는 명저(名著)에 가려 ´토정´의 진면목이 제대로 드러나 있지 않다는 것이 조금은 안타깝다. ´토정´은 우리나라 최초로 자본주의 경제를 시도한 경제학자이자 수학자였고, 지리학과 천문학을 탐구한 과학자였다.
그리고 토굴 속에 살며 빈민의 고통을 함께 나누고 이들을 구제하기 위해 힘을 쓴 빈민 운동가이기도 했다. 그는 고려 말의 대학자인 ´목은 이색´의 7대 손이었다.
그의 형 ´지번´은 청풍군수를 지냈고, 조카 ´산해´는 북인의 영수로 영의정을 지냈으며, ´산보´는 이조판서를 지냈다. 그와 절친했던 ´율곡 이이´는 당대의 정치와 학문의 중심에 있었고, 같은 화담 산방 출신인 좌의정 ´박순´은 그를 적극 지원하였다.
´토정´은 이렇게 권력의 핵심에 둘러싸여 있으면서도 자기 자신은 철저하게 야인생활을 하면서 내우외환(內憂外患)의 고통 속에서 허덕이는 민중을 구제하기 위해 온갖 노력을 기울였다. ´박지원´의 소설 ´허생전´의 주인공이기도한 그는 물산과 지리를 파악하여 처음으로 유통개념을 생각해 내었다.
이 경제이론은 현대 경제학으로 보면 당연하고도 아주 초보적인 이론에 불과하지만 ´토정´이 살던 조선 중기에는 시대적으로나 제도적으로나 상상하기조차 어려운 것이었다. 그는 경제라는 사회의 흐름을 파악하는 한편, 인간 개개인의 운명에 관심을 기울였다. ´어떤 사람은 왜 이렇게 사는가 ?´ 등의 문제를 해결하고 옳은 방향을 제시하기 위해 민중 속으로 뛰어들어 수 십 년 간 민중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들의 삶을 직접 관찰하였다. 그리고 여기서 집대성한 인생사의 모든 문제와 방향을 기론적(氣論的) 입장에서 풀어 인간 개개인이 스스로의 길을 찾아 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운명 지침서 ´토정비결´을 저술했다.
우리는 힘들고 어려울 때 요행을 많이 바란다. 나 또한 그렇다.
그러나 ´토정비결´은 요행이나 횡재를 가르치진 않는다.
여기에서는 안 될 때에는 준비를 철저히 하며 때를 기다리고, 잘 될 때에는 보름달도 언젠가는 기우는 이치를 깨달아 겸허하게 살라는 식으로 인내와 중용과 슬기를 가르치고 있다. 그리고 그가 한민족의 기(氣)를 고르게 잡기 위해 노력하였다는 사실이 대단해 보인다. 끊임없는 외세의 침략과 내분으로 한민족이 겪는 고통의 수레바퀴를 멈추기 위해 그는 필사적으로 노력하였다.
얼마 전에 우리는 21세기를 한 어깨에 짊어지고 갈 민족의 지도자를 새로 뽑았다.
새로 뽑힌 우리의 노무현 대통령...! 그 분은 과연 어떨까...?
사실 그 분이 어떠할지는 크게 중요치가 않다.
우린 지난 정치사에서 통치자가 걸어온 길을 많진 않지만 적잖게 보아왔다.
모두가 다 그렇다는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이 시작과 끝이 같지 않았다는데 우리는 쓰린 마음을 감출 수 없다. 한마디로 용두사미(龍頭蛇尾)라고나 할까~~?
누구나 그럴듯한 포장으로 둘려쳐진 인의 장막 속에서 허우적거리다가 결국엔 그 포장을 뚫고 나오지 못한 채 넓은 우주의 한쪽 켠으로 미완의 미물이 되어 사라지곤 했다. 군정시대를 종식했다고 기세등등하며 대단한 기치를 들고나섰던 ´문민정부´도 IMF라고 하는 듣도 보도 못한 이방인의 질곡에 빠져 꼬리를 감추며 사라져 갔고..., ´국민의 정부´란 그럴듯한 포장을 쓰고 등장했던 김대중 정권 역시 이상야릇한 비리와 종적없는 사건사고에 연루되어 그 결말이 좋지 않게 끝난 듯해 온 마음이 쓰리고 아프다.
이제 우리는 이러한 구태와 작태를 더 이상 지켜 볼 수가 없다.
아니 더 이상 이런 일이 반복되도록 좌시해서는 안된다.
우리는 지난 해 월드컵을 통해서 성숙된 국민의식과 세계 속에 우뚝 설 수 있는 저력을 보여 주었다.
한마디로 세계를 주도할 수 있는 충분한 자질이 있다는 것이다.
지난 해에 보여준 월드컵의 열기를 체육분야 하나에 국한시키지 말고 정치·경제·사회·문화·기타 여러 방면으로 승화시켜나가야 한다.
다시 말해서 이를 국운상승의 호기로 바꿔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우리는 이 책의 주인공인 ´토정 이지함´ 선생의 고결한 사상(?)을 본받아야만 한다. 우리 국민들 역시 ´토정 이지함´ 선생을 능가하는 고결한 인품을 가진 인재를 미래의 지도자로 추대해야만 한다.
아마도 그러한 마음을 우리 국민 모두가 가졌으리라 믿는다.
그러한 마음들이 월드컵에서 보여준 열화같은 충정을 가진 대∼한민국 국민 모두의 마음 속에 자리잡고 있음을 믿어본다.
아무튼 이 책을 읽고서 역사의 뒤에 은둔하여 국운을 걱정하고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노심초사(勞心焦思)하는 도인들이 부지기수로 많았음을 알게 되었다.
소설이지만 크게 왜곡하지 않고 실존인물을 통해 사실적으로 그려낸 것이 마음에 든다.
이 책을 통해 ´토정 이지함´과 같은 인물이 실존했었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느끼며 새로운 정부의 출범과 함께 국운상승의 호기를 기대하는 싸이버 상의 모든 님들에게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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