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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화를 풀면 인생이 풀린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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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낫한 스님의
´화-화를 풀면 인생이 풀린다-´를 읽고......
얼마 전이었던가..., 프랑스에 살고있는 틱낫한이라는 스님이 한국, 그것도 내가 살고있는 이 부산 땅에 와서 매스컴의 취재경쟁을 부추긴 적이 있었다.
나는 이 스님의 책을 읽어보지 않았다.
아니, 읽어보지 않은 것이 아니라 읽어보지 못했다는 표현이 적절하리라.
그래도 신문광고를 하도 열심히 하고 여러 신문에 서평이 나서 이 스님이 쓴 ´화´-화를 풀면 인생이 풀린다-라는 책에 어떤 이야기가 쓰여 있는지 궁금한 마음에 책방을 찾아 앞부분 ⅓정도를 읽었다.-다 읽지도 못하고 택시에 두고 내렸지만-
끝까지 읽지는 못했지만 앞부분을 읽은 것으로 유추해 보면, 전반적인 내용 또한 대략 짐작은 간다.
뭐..., 화를 내지 말고 참으면 좋다는 얘기인 것 같다.
화내면 좋지 않다는 이야기야 누구나 다 아는 것이고, 또 ´일부러 화내고 싶은 사람이 어디 있을까 ?´ 하는 생각에 굳이 끝까지 읽어야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었다.
그런데 읽다가 그만두려니 꼭 휴지없이 화장실에 다녀온 것 같은 찜찜함과 궁금증이 밀려와 다시금 한 권을 구입하여 읽게 되었다.
하지만 이 책 뿐만 아니라 그런 류의 인생에 대하여 충고하는 명상서적들은 서점에 가면 이것저것 수두룩하게 쌓여있고, 그 많은 종류의 서적들 중 눈에 띄는 책을 골라 뭔가 새로운 것이 있나해서 읽어보면 대부분 하품이 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내국작가들이 쓴 책은 별반 인기가 없는데도 유독 외국작가들이 쓴 책들은 불티나게 팔리고 있는 것을 보면 정말 납득이 가질 않는다.
물론 외국작가들의 작품에는 흔히 말하는 심오한 철학적 깊이나 만고불변의 진리가 담겨 있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왜 하필이면 외국작가들의 작품들은 이렇게 많이 읽혀지고 있고, 또 불난 집에 부채질하듯이 매스컴에서까지 앞다투어 가치경쟁을 벌이고 있는데도 내국작가들의 작품에는 왜이리 파리 떼만 날아다닐까...? 정말이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그렇다면 내국작가들은 고작 보잘것없는 작품만 쓰는 3류들이란 말인가...?
아마 그렇지만은 않을 것이다.
맞아죽을 각오를 하고 쓴 ´한국, 한국인 비판´의 일본인 작가 ´이께하라 마모루´씨는 ´한국에는 영웅의 반열에 올릴 수 있는 인물들이 수없이 많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영웅을 키우는 마음들이 인색하기 때문에 지금껏 영웅이 없다´고 우리의 국민성을 간접적으로 비판했다.
우리나라의 고승들이나 유학자들 중에도 정말 심오한 철학과 인생의 진리를 얘기한 분들도 많은데, 굳이 이 낯선 스님의 철학이 훨씬 더 뛰어나서 인기가 있는 것일까 ? 하는 의문이 꼬리를 문다.
그러나 이 스님에 대하여 정말로 의문이 나는 부분은 다른 점에 있다.
이 분은 월남이 공산화될 때 프랑스로 망명가서 지금까지 프랑스에서 살고 있다는데 월남이 공산화된 이후로 한 번도 월남에는 가보지 않았다고 한다.
´화´라는 책에서 그는 그리도 좋은 말들과 조언을 나열했는데, 그 좋은 충고를 왜 자기 조국에 가서 얘기해주지 않는 걸까 ?
자기의 조국 사람들은 화를 내는 법이 없기 때문에 가서 얘기할 필요가 없다는 것일까 ?
그는 공산화가 되기 전, 월남전쟁이 한창일 때 반전운동(反戰運動)을 열심히 했다고 들었다.
미국에게 폭격하지 말라고 하고, 월남정부를 도와주지 말라고 했다고 한다.
자기 사상에 따라서 반전운동(反戰運動)한 것이야 그렇다치더라도 같이 반전운동을 했던 스님들이 공산화된 베트남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고 살해당하거나 감옥에 들어가서 고생을 할 때 왜 그는 탈출하고 또 망명을 했을까 ?
왜 월맹 정부에 대놓고 월남국민들과 스님들을 살해하지 말라고 못했을까 ?
무서워서 그랬을까...?
소크라테스는 준비가 다 되었으니 탈출을 하라는 제자들의 권유를 뿌리치고, 자기는 잘못한 것이 없으므로 도망가지 않고 독약을 마시고 사형을 당하였다.
틱낫한은 자기 국민들을 사랑하지 않았기에 도망쳐서 프랑스 사람들에게 좋은 가르침을 베푸는 것인가.
그래서 다른 베트남 탈출 난민들이 돈을 벌어서 베트남에 가서 남아있던 친지들을 돌보는 지금에도 베트남에 안가는 것인가 보다.
그렇게 베트남 사람들을 사랑하지도 않으면서 왜 미국더러 폭격을 하지 말라고 했을까 ?
달라이라마도 비슷한 처지에서 좋은 말을 많이 하고 다녀서 유명해졌다.
둘 다 조국에 가지 못하고 있는 점은 같다.
그러나 달라이라마는 조국이 외국에게 점령을 당해서 가고 싶어도 못가는 것이고, 틱낫한은 같은 국민들이 통일한 나라인데 안가고 있다는 점이 다르다.
그런데 여기에서 내 조국 대한민국에서 납득이 안가는 한가지 아이러니를 느낀다.
우리나라에서는 그런 달라이라마는 오지 못하게 하면서 왜 틱낫한은 환영하는 것일까...?
그런 딜라이라마는 부정하면서도 틱낫한만은 대대적으로 환영하는 내 조국 대한민국이란 나라는 도대체 어떤 나라인가 ?
참으로 이해못할 일이요..., 아이러니 중의 아이러니일 수밖에 없다.
이제는 스님도 외제가 좋은가 보다.
비슷한 얘기도 외국사람이 해야만 멋있게 보이나 보다.
˝신토불이(身土不二)-우리 것이 좋은 것이여-˝식의 배타적인 민족주의도 문제지만, ´쩨(?)´는 무조건 좋은 것이라는 식의 열등의식도 큰 문제이다.
우리가 가진 좋은 문화유산도 외국사람들이 좋다고 해야만 스스로 인정한다.
틱낫한의 사상을 서양사람들이 좋다고 하지 않았다면 우리 국민들이 관심이나 있었을까.
틱낫한 스님의 방한과 함께 그가 쓴 책이 불티나게 팔리는 것을 보고, 대한민국의 국민된 사람임을 부끄럽게 생각해야 하는 나 자신이 한없이 서글퍼진다.
물론, 틱낫한 스님의 사상(思想)이나 그가 쓴 책이 나쁘다고 비판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내국작가들의 작품은 본체만체하면서도 유독 외국작가들의 작품에만 관심을 기울이는 우리 국민들과 덩달아 놀아나는 매스컴들의 행태들..., 정말이지 우리 국민들의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이 내 마음을 무겁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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