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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종이 수염´을 읽고
하근찬의

´흰 종이 수염´을 읽고


작가 「하근찬」은 경북 영천 출생으로써 전주사범 중퇴 후 동아대 토목과를 졸업했다.
1957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단편 ´수난이대´가 당선되어 문단에 등단했다.
그는 서민의 애환을 소설화하면서 토속적인 언어를 즐겨 구사하였다.

´동길이´는 교실에서 쫓겨난다.
담임선생님은 아버지를 데려오라고 했다가 노무자로 나갔다는 ´동길이´의 대답에 어머니를 데려오라고 한다.
아이들과 함께 책보를 빼앗기고 교실에서 쫓겨난 ´동길이´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씩씩하게 집으로 돌아온다.
사립문 앞에 이르자 ´동길이´는 마루에 누워있던 아버지를 발견하고 깜짝 놀란다.
그런데 아버지를 찬찬히 살펴보던 ´동길이´는 눈이 휘둥그레진다.
아버지의 한 쪽 팔이 없었던 것이다.
어머니는 울고 있었지만 ´동길이´는 아버지가 무서워진다.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나 보니 아버지는 흰 종이로 수염을 만들고 있다.
그 날 학교에서 돌아오던 ´동길이´는 아버지가 흰 종이로 수염을 붙이고 광고판을 메고 이상한 광대모습으로 극장광고를 하는 것을 본다.
광고판 주위에서 떠들던 아이들 중에 ´창식이´가 수염이 가짜라며 놀리자 ´동길이´가 ´창식이´를 때려눕힌다.
깜짝 놀란 ´동길이´ 아버지는 광고판을 벗고 하나 남은 팔을 내저으며 어쩔 줄 몰라한다.

가난한 시대의 비극적인 사건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해서 눈시울이 찡함을 느꼈다.
´하나 뿐인 팔을 내저으며 어쩔 줄 몰라하는 동길이 아버지의 모습´은 처절하다 못해 비극적이기까지 하다.
그러나 아버지에 대해서 애정과 믿음을 잃지 않는 ´동길이´의 존재가 있었기에 이 작품은 결코 비극으로 끝나지 않는다.
바로 이 점에서 작가가 가지고 있는 현실에 대한 긍정적 시각을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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