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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륙(大陸)의 한(恨)´을 읽고 |  | |
| 이문열의
´대륙(大陸)의 한(恨)´을 읽고
몇 년 전이었던가.
´고구려, 백제, 신라는 한반도에 없었다´라는 책을 읽었던 기억이 어렴풋이 난다.
기존의 사고방식대로라면 말도 안되는 허무맹랑한 이야기처럼 들리겠지만, 책을 읽고 난 후에는 ´어쩌면 그럴지도, 아니, 사실이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바뀌기도 했다.
이 책의 저자의 주장은 일제시대의 식민사관을 탈피하고 우리 민족의 뿌리를 올바로 찾고 조상들의 진취적인 기상을 후손에게 물려주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문열」의 ´대륙의 한´의 주된 주제 역시 ´우리 민족이 중국의 중심부를 차지했었다´이다.
이 책은 모두 5권으로 구성된 장편 역사소설이다.
때는 백제 근초고왕, 고구려는 고국원왕, 그리고 중국은 5호 16국 시대이다.
백제는 근초고왕과 그의 아들 근수구왕이 고구려와 한강유역의 비옥한 토지를 차지하기 위한 기반을 다지기 위해 남진정벌을 하고있는 때, 비류왕의 유자인 여광과 그를 따르는 호족이 왕위복권을 위해 요즘 말로 하면 ´쿠데타´를 기도한다.
그러나 실패하여 여광은 포로가 되어 근초고왕 앞에 불려가게 된다.
근초고왕은 선처를 베풀고 여광을 친자식처럼 대한다.
여광은 왕에게 중국 진출의 포부를 밝히고 그를 따르는 사람들을 데리고 지금의 산동반도 쪽으로 건너가서 중국대륙의 혼란과 분열을 틈타 요서지역을 손에 넣게된다는 내용이다.
이 책에 나오는 작가의 말을 인용하면 다음과 같다.
『대륙(중국)은 우리가 출발한 민족의 근원지였다.
그러나 고구려 멸망과 동시에 요동을 상실함으로써 대륙의 연고권은 상실되고 말았다.
그런데 고구려 이전 요동을 차지하였을 때에 뒤지지 않을 만큼의 세력을 넓힌 때가 있었다.
백제 근초고왕 당시에도 우리 민족은 중국의 심장부와 같은 요서지방에 한반도의 두 배나 되는 땅을 차지했던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부끄럽게도 그 중 하나, 요서백제의 영광을 역사에서 슬그머니 지워 버리고 말았다. 이는 사대주의 사관에 의한 사가(史家)들의 지극히 어리석음의 결과였다. 이 소설에는 결국 지워진 역사를 복원시키려는 소망이 담겨 있다.』
얼마나 통쾌한지 모른다.
좁은 땅덩어리에서 치고 박고 싸운 것이 아니라 대륙으로 진출해서 그 이름을 천하에 떨쳤으니 얼마나 자랑스러운 일인가.
이 소설과 ´고구려, 백제, 신라는 한반도에 없었다´의 내용이 사실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아니, 사실인지도 모른다.
식민지 시대에 일본의 민족 말살정책으로 잊혀진 우리의 역사를 바로 찾아 후손들에게 자긍심과 민족의 우수성을 물려 줄 수 있도록 사학자들이 진실을 밝혀 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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