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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읽고 |  | |
| 이재선의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읽고
몇 년 전이었던가.
모 기업 사외보에 난 기사를 보고 한동안 가슴뭉클했던 느낌을 받았던 흐린 기억..., 생후 3일째 이름모를 병으로 심하게 앓고 난 후 불구라는 멍에를 안고 45년 간을 살아온 한 중년 남자의 이야기였다.
그는 14년째 장애인과 제소자, 환자, 그리고 세상살이에 상처를 입은 이들에게 용기와 격려의 편지를 써오고 있다.
그도 한 때 자신에 대한 원망, 장애인에 대한 주위의 따가운 시선으로 심한 비관에 싸여 있다가 한 사람을 만나 희망의 편지쓰기를 제안받고 그때부터 남에게 용기를 주고 걱정을 같이해 주는 일을 했다.
자신의 몸이 불구라는 장애에도 불구하고 사진 속의 그 아저씨는 너무도 밝고 행복한 모습이었다.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 !
이 책은 두 다리를 자르고 휠체어 생활을 하면서도 자진해서 지체 장애아와 정신분열증이 있는 사람들, 그리고 갈 곳 없는 노인을 맡아 기르는 ´우총평 프란치스코 살레오´씨의 이야기를 기록한 것으로써 책을 읽는 나로 하여금 자꾸만 몇 년 전의 기사(記事)를 떠올려 눈시울을 적시게 한다.
아마도 지금껏 오만방자하게 살아온 나 스스로의 반성의 눈물이었으리라.
주인공 ´우총평´씨는 영업용 택시 운전사로 일하지만 개인택시를 받을 수 있다는 희망으로 살아가다가 혈액순환 부전증으로 결국 두 다리를 잃고 아내와 딸과도 생이별을 하게 된다.
부모님 마저 이민을 가게된 후 절망으로 자살을 기도하지만 실패한 후 하나님을 알게되고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자신보다 더 어려운 상황에 있는 사람들을 돌보게 된다.
이사를 할 때마다 ´장애인은 안된다´하며 끝까지 마을 안으로 들어서지 못하게 하는 사람들의 시선이며, 궁핍한 생활에다 병신이라는 말을 들으면서도 50여명의 장애인 뒷바라지에 그는 수없이 눈물을 흘린다.
그러나 한 지방에 어느 정도 ´프란치스코의 집´이 정착되면 또다시 다른 지방으로 옮겨 새로운 ´프란치스코의 집´을 지어 어려운 사람들을 위한 공간을 마련한다.
그렇게 지은 집이 서울, 강원도, 제주도, 김포 등 4개소나 된다고 하니 글이 아니더라도 그의 노력과 정성, 눈물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음직 하다.
그는 자신의 처지를 원망하지도 않고, 자신의 이야기만 즐비하게 나열하지도 않는다.
단지 그는 이 책을 부모가 버리고 우리 사회가 외면한 장애인들 모두의 피맺힌 절규라고 말한다.
´우리의 생존을 위협하는 것은 물질적 빈곤이 아니라 우리를 병신이라고 멸시하고 천대하는 일반인의 횡포다.´라고.
장애에는 선천적 장애와 후천적 장애(사고, 질병, 재해)의 두 가지 경우가 있는데 최근에는 후천적 장애가 매년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이들은 어제까지만 해도 우리의 이웃이고 다정한 친구였다.
그러나 하루아침에 장애자가 되었다는 이유만으로 생존의 권리와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송두리째 무시당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아직도 장애인의 낮은 고용율과 교육율, 턱없이 부족한 장애인 시설로 장애인은 가슴을 치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그들에 대한 우리의 따가운 시선으로 그들은 더 고통받고 있을지 모른다.
불가능해 보이는 육체로 너무나 큰 일을 사랑으로 이루어낸 ´우총평´씨에게 뜨거운 갈채를 보내며, 지금 어디선가 사랑과 용기, 그리고 격려의 편지를 쓰고 계실 흐린 기억 속 그 아저씨와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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