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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물리학자는 영화에서 과학을 본다. |  | |
| 물리학자는 영화에서 과학을 본다.
-영화는 과학이 쓴 소설
책제목 : 물리학자는 영화에서 과학을 본다
지은이 : 정재승(KAIST 물리학박사)
펴낸곳 : 동아시아
물리학자는 영화에서 과학을 본다고?
이 책은 물리학박사, 정재승 씨가 쓴 글로써, 1부에서 5부까지로 나뉘어져 있다.
1부, ´영화는 우리들의 밥이다´에서는 한국 액션 영화 쉬리에 대한 지적이,
2부, ´우주라는 거대한 수프를 들며´에서는 스타워즈에 대한 이야기가,
3부, ´생명, 그 질긴 스테이크를 썰다´에서는 미키마우스도 진화한다는 내용이,
4부, ´의식, 취하면 살고 꿈꾸면 죽는다´에서는 리셀 웨폰4가 저지른 과학에 대해 잘 몰라서 일어나는 실수를,
5부, ´시네마 레스토랑을 나서며´에서는 영화 타이타닉에서 보여 준 과학 기술들의 이야기가 과학 역사의 한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나는 영화 ´쉬리´를 볼 때 주연 배우와 OP 요원 일행이 야시경을 쓴 채 건물에 잠입하는 장면이 멋있다고 생각을 했었다. 그러나 그것은 감독의 치명적인 실수라고 한다. 만약 실제로 영화에서처럼 야시경을 쓴 상태로 전등의 불빛을 보게 된다면 눈에 치명적인 부상을 입게 된다고 한다. 야시경은 아주 미약한 불빛을 증폭해서 어두운 곳에서도 볼 수 있도록 만들어진 것이어서 전등의 불빛이 눈에 심각한 타격을 준다는 것이다.
만일 21세기 혹은 그보다 더 먼 미래에 전쟁이 일어난다면, <스타워즈>에서 보았던 것처럼 광음을 내는 우주선이 날고, 빛이 나는 광선검으로 멋지게 전쟁을 할까? 그런데 스타워즈에도 실수는 있었다. 진공인 우주에서는 우주선이 광음을 낼 수 없는데 스타워즈에 나오는 우주선은 모두 광음을 내며 우주를 날아다닌다. 진공에서는 공기의 이동이 없어 소리가 나지 않는다. 그리고 광선검은 현실적으로 존재할 수 없다고 한다. 바로 빛의 직진성 때문이다.
이 세상의 모든 존재들이 생존을 위해 끊임없이 환경에 맞춰 진화하는 것, 즉 ´진화의 법칙´이 미키마우스가 등장하는 디즈니 만화영화에서도 존재하고 있다고 한다. 사람들의 애정을 먹고사는 미키마우스는 자신의 외모를 어린아이의 모습으로 변화시키고 진화시킴으로써, 적자생존과 약육강식의 법칙이 통용되는 할리우드 영화판에서 70년 가까이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이다. 하긴 내가 어렸을 때 좋아했던 만화주인공이 아직도 사고 방식과 환경이 많이 바뀐 어린이들에게도 사랑을 받고 있다는 것은 이렇게 진화의 법칙이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리셀 웨폰의 4편에는 주인공인 멜 깁슨이 중국인 보스의 입에 무엇인지 모를 가스를 나오게 했는데 잘못해서 두 형사와 중국인 보스가 모두 웃으면서 중국인 보스는 모든 비밀을 형사들에게 말하게 되어 사건이 해결되었다. 사람을 웃게 만드는 기체의 이름은 ´아산화질소´인데 그것을 마시고 웃는 동안은 아무 것도 기억하지 못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형사들은 어떻게 같이 그 기체를 마셨는데 비밀을 기억할 수 있었을까? 그것이 바로 오류였던 것이었다.
영화 타이타닉의 앞부분을 보면 보석을 찾기 위해 배에서 음파탐지기를 사용하는 것을 볼 수 있었는데, 그런 음파 탐지기가 실용화되기 시작한 것은, 실제 타이타닉호가 침몰한 뒤부터였다고 한다. 타이타닉호가 호화 여객선이었던 만큼 보석에 관한 소문이 많았다고 한다. 그래서 과학자들은 그 보석을 찾기 위해 혈안이 되었고, 그 결과 음파 탐지기가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바로 음파 탐지기는 비극적인 침몰이 만들어 낸 과학이라고 할 수 있는 것 같다.
나는 이 책을 통해 좀 더 친근하게 과학에 다가갈 수 있었다. 어찌 보면 그 누구보다도 내가 감사해야 할 사람들은 이 책에 나오는 ´과학상의 실수´들을 자신들의 소중한 영화에 삽입해 준 영화감독들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들은 자신의 영화적 상상력을 주체하지 못하고 과학자들의 너그러운 용서를 바라면서 재미있고 감동적인 영화를 만들었지만 과학에 대한 무지를 화면 위에 고스란히 옮겨 놓은 ´소중한 실수´를 범해 주었다.
나는 그들이 과학적인 설정 위에 영화적 상상력의 나래를 펼 때 관객은 더 큰 감동을 얻는다는 평범한 진실을 깨닫고, 영화의 감동을 위해 더 많은 과학자들을 귀찮게 하고, 더 많은 연구소와 실험실을 어지럽혀 주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과학자들은 언제든지 영화감독과 식사를 하며 재미있는 영화 얘기를 주고받을 준비가 되어 있다´라는 작가의 말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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