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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젊은날의 초상 |  | |
| 이문열의 <젊은날의 초상>을 읽고 나서
장재연(광주제일고등학교)
나는 이 책을 고등학교 1학년 여름 방학 때 읽었다. 이문열이라는 작가를 그때 처음 만났다.
그때까지는 지금처럼 책을 이렇게 미친놈처럼 읽지 않았다. 또 독후감을 쓰지도 않았다.
나는 이 소설책을 매우 적절한 시기에 읽은 셈이다. 고등학교 나는 그랬다.
성적에 대한 지나친 스트레스로 입학하자마자 신경성 위장병으로 고생했고,
내성적 성격에 거의 아무와도 친하지 못해서 외톨이였다.
이문열의 <젊은날의 초상>이 그런 상태에 읽게 된 것은 어쩌면 행운이었다고 할 수 있다.
누가 추천해서 읽은 것이 아니었다.
이동도서관이 아파트 단지에 왔다는 관리실 안내 방송을 듣고, 심심했던 참인데 잘됐다 싶어
나갔다가 우연하게 민음사에서 펴낸 그 책을 가져와서 읽게 된 것이다. 그 책에는 중편소설
<들소>가 포함되어 있던 걸로 기억한다.
이 작품은 이문열의 현학적인 문체가 많이 보이기 때문에 그렇게 쉽게 읽혀지지 않았던 걸로
기억한다. 그러나 그것은 문제가 될 수 없었다. 나는 이문열 문체의 현학성을 참으면서 읽었다.
´그래, 나도 그래.´ 연속되는 공감. 다 읽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너무 오래 전에 읽은
책이라서 더 구체적인 감상을 적지는 못하겠지만.
이 소설의 결말 부분은 다분히 소설적이다. 내게 ´소설적´이란 ´현실 초월적´이라는 말과 통할수
있다.바다에 도착한 노인과 주인공, 복수의 칼을 갈던 노인이 그 칼을 바다에 던져 버리고,
주인공도 가지고 있던 독약을 바다에 던진다. 기억하기로는 그런데, 사람의 기억이란 워낙
확실치 않아서 원. 이런 소설적 결말은 뭔가 부족하다 싶기도 하다. 그러나, 그것은
문학 작품을 철학적이나 사실적으로 이해하려고 하는 데서 비롯된 잘못이다. 문학은 감정에의 호소다.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해답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 감정적이고 비논리적인 결론을 구하는 것이다. ˝누가
그 해답을 줄 수가 있을 것인가?˝ 그 해답은 이 소설에서 나타난 주인공의 방황을 가슴으로
공감한 우리들의 몫이다. 문학이 하는 일이 바로 이런 일이 아닐까.
소설가는 현실을 그대로 베끼는 사람이 아니라, 현실을 초월한 그 무엇을 쓰는 사람이다.
현실적이지 못하더라도 그것이 독자의 감정에 호소하는 것이라면 충분히 문학적으로 좋은
평가를 내려야 할 것이다. 사실성이 약간 떨어진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독자와의 공감으로
만나는 길이라면 소설가는 그 길을 가야만 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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