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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바나
매커니즘? 사회의 매커니즘이란 대체 무엇을 말하는 걸까.
그것은 책상이나, 의자 처럼 단순한 기호적 언어와는 달리
보이지도 잘 느껴지지도 ´마치 카프카의 성´ 처럼, 그렇게 추상적인 언어이지만.
우리가 사는 현실의 무엇인가를 가리키는 것은 분명. 하다.

그리고 이바나의 ´k´와 ´나´는 적당히 꼬집어 언어로 표현해 낼 수 없지만
분명히 현실속에서 서서히 그들을 옥죄는 것들로부터, 현실의 체계 즉 사회의 매커니즘으로부터
´이방인´ 임을 선언한다.

그들은 자동차 ´이바나´를 타고 그렇다할 문화적인 특징이 없는 도시들을 여행하며, 그 도시들은
사실 현실에 없는 장소일 수도, 또는 지독한 리얼리즘으로 표현해낸 장소일 수도 있다.

사회, 현실, 체계, 그물망. 어떤 언어로 표현해 내야 옳을까.
내가 눈을 뜨고 생활을 하고 잠을 자는 이곳을. 생각해봐도 모르겠다.

어쨌든 ´그곳´의 출판업자이자 편집자는 도시생활로부터 신선한 것을 갈구하는 독자들을 위해
´k´에게 분명 자동차인 이바나,를 황금색 귀걸이가 빛나는 초록빛 분위기의
성숙한 여인으로 바꿀것을 강요한다.
(사실 이바나는 10년이 넘은 오래된 낡은 초록색 자동차 이다)

그러면서 ´그곳´에서 위치가 확고한 그 편집자는
실체야 있든 없든 상관없으며, 중요한 것은 현실감 나는 이미지만 있으면 된다는 것을
쉽사리 인정하며, 그것을 이용하여 그 스스로마저 환상적인 현실에 박힌다.

또한 중요한 것은, 내가 책에서 받아 ´기억이라는 애매한 장소´에 저장한 위와같은 인상은
이 책의 작가 배수아가 의도한 것과는 전혀 다를지 모른다는 것이다. 그리고
사실 다르며, 다르다는 것은 당연하다는 것이다.

그렇지. 당연하지. 끄덕끄덕 수긍한다는 것은 우리들이 결국 ´우리´라는 말로 이어질수 없음을
나타내기에, 묵인하던 고독함을 끄집어 내는 것과 같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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