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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따는 콩밭 |  | |
| 김유정 : <금따는 콩밭>
출판사 : 하서출판사 / 출판년월(초판) : 1994년 03월 15일 / 면수 : 307
얼마 전 강원도에 새로 생긴 카지노에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와서 우리 사회의 일확천금의 헛된 꿈을 가진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 가를 보여준 적이 있었다. 현재나 과거나 그 방식이 다르다 뿐일지 일확천금을 노리는 사람들은 언제나 존재하는 것 같다. 아마도 그것이 인간의 한 본성이 아니기 때문인가 싶다. 누구 나가 일확천금의 꿈을 가지고 있는데 그것의 실체를 파악하지 못하고 계속 쫓는 자와 이미 그 불확실성을 깨달은 자, 이것이 그 차이가 아닐까?
이 소설의 주인공인 영식도 일확천금의 꿈을 쫓는 인물이다. 영식은 가난하지만 콩밭을 꾸려가며 아내와 어린 자식과 열심히 살아가는 1930년대 우리 농촌의 전형적인 농민이다. 그런데 갑자기 나타난 수재란 인물의 의해 자기의 콩밭에 금맥이 흐를 꺼라 는 얘기를 듣고 그 금맥만 있으면 이따위 콩밭을 가꾸지 않아도 된다는 일확천금의 꿈에 빠져서 점점 변하게 된다. 처음엔 희망을 갖고 파보았지만 계속해서 금맥이 나오지 않자 아내를 구박하고 수재와도 싸우고 점점 광폭 해진다. 결국에 금맥이 발견되지 않자 수재는 영식에게서 도망치기 위해 금맥이 발견됐다는 거짓말을 하고 야반도주를 해버린다. 이러한 인물들을 과연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책을 읽는 입장에서는 참으로 어리석은 사람들이다. 물론 그것이 30년대 우리농민들이 가지고 있던 순수성이라고도 할 수 있다. 수재가 나타나기 전에 영식은 30년대의 우리의 농촌사회를 이끌어가던 평범한 농민이었다. 작은 콩밭을 일구지만 아내, 자식과 행복하게 자신의 삶에 만족하면 살고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나타난 수재란 인물은 이런 영식의 마음을 흔들리게 한다. 김유정이 말하려했던 것이 이런 것이 아닌가 싶다. 평범한 농촌에 자본주의의 물결이 들어오며 농민들이 농토를 팽개치는 현상, 그래서 황폐해져가는 농촌사회.. 금맥을 찾으러 돌아다니는 수재야말로 그러한 대표적인 인물이다. 아니 수재 역시 그러한 자본주의의 물결 속에 피해자일 수도 있다. 이러한 수재의 꾐으로 인해 점점 변해 가는 영식의 모습은 처음엔 애처로움에서 점점 비웃음과 조롱으로 바뀌어간다. 금이라는 물질 앞에서 사람의 모습이 저렇게 변할 수 있나라는 의구심과 함께 인간에 대한 경멸이 느껴지기도 한다. 금에 눈이 어두워서 자신의 신분을 망각한 채 아내를 때리고, 아이를 돌보지 않고, 참으로 불쌍한 인물이다.
아내 또한 마찬가지이다. 수재의 말에 귀가 솔깃해져 영식을 부추기고 그리고 금이 언제 나오냐며 남편을 재촉하고, 마지막 금맥이 발견됐다는 수재의 거짓말에 영식한테 맞은 것은 다 잊었다는 듯이 헤헤 웃는 그 모습.. 아내 또한 경멸의 대상이다. 나로서는 이 소설의 인물들 모두가 비판의 대상이고 조롱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그나마 그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거짓말을 하고 야반도주하는 수재가 현실적이지 않은가 싶다. 물론 친구를 속이고 금을 캐게 한 일은 결코 옳은 일은 아니다. 하지만 일확천금의 꿈을 버리지 못하고 현실과 떨어진 채 발버둥치는 영식과 아내보다는 그래도 소설 속 인물 중 마지막에 부정적이지만 현실적 모습을 보이는 수재가 낫다는 것이다.
결국 그들이 꿈꾸었던 일확천금의 꿈으로 인해 그들은 모든 걸 잃게 된다. 전에 가지고 있던 사랑과 순수함을 잃은 것이다. 그리고 그들이 얻은 것은 사람에 대한 불신과 세상에 대한 분노 일 것이다. 무론 이것들이 모두 그들의 잘못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당시사회의 구조 속에서 희생되어간 피해자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들이 현실을 조금이나마 자각할 수 있었다면 이런 결과는 아니었을 것이다.
김유정은 당시농촌사회의 황폐해져가는 모습을 잘 그려내고 있는 것 같다. 작가가 무엇을 그리려 했는지 뚜렷이 알 수 있었다. 지금도 어디선가 영식과 같이 일확천금을 노리는 사람들이 있다면 이 소설이 그 사람들에게 경종을 울려 줄 수 있을 것이다.
▶작가소개
김유정 (金裕貞/1908.1.18~1937.3.29)
소설가. 강원 춘천 출생. 휘문고보(徽文高普)를 거쳐 연희전문(延禧專門) 문과를 중퇴, 한때는 일확천금을 꿈꾸며 금광에 몰두하기도 했다. 1935년 소설 <소낙비>가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노다지>가 [중외일보(中外日報)]에 각각 당선됨으로써 문단에 데뷔하였다. 폐결핵에 시달리면서 29세를 일기로 요절하기까지 불과 2년 동안의 작가생활을 통해 30편에 가까운 작품을 남길 만큼 그의 문학적 정열은 남달리 왕성했다. 데뷔작인 <소낙비>를 비롯하여 그의 작품은 대부분 농촌을 무대로 한 것인데 <금 따는 콩밭>은 노다지를 찾으려고 콩밭을 파헤치는 인간의 어리석은 욕망을 그린 것이고, <봄·봄>은 머슴인 데릴사위와 장인 사이의 희극적인 갈등을 소박하면서도 유머러스한 필치로 그린 그의 대표적인 농촌소설이다. 그 밖에 <동백꽃> <따라지> 등의 단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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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
˝금 따는 콩밭˝.
소설집을 뒤져보다가 우연히 눈에 띈 제목이다. 제목만 보면 어릴 적 자주 읽던 동화처럼 콩밭의 콩깍지 속에서 금이 열릴 것 같은 이야기가 떠오른다. 아마도 이런 이유 때문에 이 소설을 읽어보게 된 것 같다. 하지만, 막상 책뚜껑을 열어보니 나의 엉뚱한 상상과는 달리 돈에 눈 먼 인간들의 욕심을 날카롭게 비판한 글이었다.
이 글에서 ´광산´, ´콩밭´ 등이 나타나는 것으로 보아 아마 산골의 작은 마을에서 벌어진 이야기인 듯하다. 콩밭을 가꾸며 가난하게 살아가는 영식이 부부는 어느 날 찾아온 친구 수재의 꾐에 넘어가 콩밭에서 금을 찾기 시작한다. 욕심 없이 평범하게 살려던 영식은 수재와 아내가 수 차례 재촉하자 애써 농사 지은 콩밭을 포기하고 금을 찾게 되고 여기서부터 영식 부부의 불행이 시작된다. 확실치 않은 수재의 말만 듣고 콩밭을 파헤쳐 수확할 수도 없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그 동안 산제를 올린다 하여 꾸어 온 곡식 때문에 빚도 지게 되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열흘 이상이 되도록 금 소식이 없자 영식은 괜히 화를 내며 수재와 아내를 마치 죽일 듯이 패 준다. 이에 겁이 난 수재는 어리숙한 영식 내외의 약점을 노려 그저 평범한 황토를 금이라고 속인다. 좋아하는 영식 내외를 뒤로 한 채 수재는 오늘 밤에 도주하리라고 결심한다. 거짓말이란 오래 못 갈 거라며.....
˝금 따는 콩밭˝에서는 금에 눈이 멀어 인생을 망치는 영식 내외와 어리숙한 영식 내외를 이용하여 한 몫 챙기려는 수재를 통해 물질주의에 젖은 인간과 그들의 비참한 결말을 보여주고 있다. 소설의 내용으로 보아 지주와 소작인이 있었던 일제 시대 아니면 조선 후기가 시대적 배경인 것 같은데 이를 통해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인간의 탐욕심과 허영심을 엿볼 수 있었다. 그러면서 지금 나도 과연 돈의 힘 아래 굴복하며 사는지 곰곰히 생각해 보게 되었다. 그리고 나 역시 돈 없이는 못 살며 돈에 대한 욕심이 있다는 사실에 조금 실망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만약 인간에게 물질에 대한 욕심이 없었으면 아마도 공산주의와 비슷하게 퇴보한 사회가 될 것이라는 생각에 어느 정도 위안이 되었다. 또한, 인간의 착하고 나쁨이 돈에 대한 탐욕의 유무가 아니라 그 탐욕의 정도에 관계된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만약, 그 도가 지나칠 경우에 인간은 모든 것을 잃고 파멸하게 되는 것 같다.
<무소유>라는 책을 펴 낸 법정 스님은 물질에 대한 욕심을 버리라고 하였지만 내 생각에는 그 분 역시 욕심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다만, 그러한 마음을 밖으로 내비치지 않고 절제할 수 있었기에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지금의 나는 이러한 점에서 아직은 불완전하다고 할 수 있다. 맛있는 것이나 멋진 것은 내 소유로 하고 싶고 그것 때문에 다른 사람과 충돌을 일으키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것을 고쳐 나가기 위해 우리는 도덕과 예절을 배우는 것이며, 이러한 노력이 있기에 사회가 안정될 수 있는 것이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나는 인간의 욕심에 대해 숙고해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그리고 인간은 욕망에 얽매여 살 수밖에 없다는 것과 그 욕심을 다스릴 줄 알아야 함을 깨닫게 되었으며 다른 사람들에게도 이것을 알려주고 싶다. 왜냐하면 자신의 욕망을 다스릴 줄 모르는 사람은 수재나 영식처럼 파멸의 길을 걷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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