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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당신들의 천국 |  | |
| 이청준 : <당신들의 천국>
출판사 : 문학과지성사 / 출판일 : 1976/5/1 / 페이지수 : 394
나는 처음에 학교에서 ˝스테디셀러를 읽고 감상문을 써라˝라고 했을 때 무지 난감했다. 스테디셀러가 무엇이며 또, 내가 그 책을 방학기간동안 읽을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서 장담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나는 책을 무지 늦게 읽을 뿐 아니라 책을 들기만 하면 바로 잠드는 타입이라 여태까지 한 권의 책을 제대로 읽은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도 내 나름대로 현재 책을 읽고 있다. 바로 ´당신들의 천국´이라는 책이다. 지금 생각해 봐도 이 책이 스테디셀러라는 것에 대해 매우 감사한다. 왜냐하면 ´당신들의 천국´도 거의 한 달 동안 읽어온 건데 아직 반조차 읽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내가 읽은 ´당신들의 천국´에 대한 줄거리와 나의 감상내용은 다음과 같다.
소록도 병원에 새 원장 조백헌이 부임해 온 날 밤, 두 원생이 섬을 탈출한다. 조백헌은 부임 인사도 하지 않고 탈출 사고의 경위를 조사한다. 병원의 보건과장 이상욱을 통해 일본인 주정수 원장의 대규모 사업과 피살이라는 과거사가 알려진다. 주정수는 소록도을 버림받은 나환자들의 낙토로 꾸미려고 대규모 사업들 진행시켰던 것이다.
처음 그 사업은 원생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얻어 순조로이 진행되었는데, 차츰 낙토 건설이라는 명분아래 주정수자신의 동상을 세우려는 욕망이 자리잡고 있음이 드러나면서 원생들을 고통과 배반의 늪으로 끌어들여 마침내 주정수는 원생들에게 피살된다.
이 책의 앞부분에서 계속해서 ´동상´이라는 단어가 언급해 나오는데 나는 아직도 여기서 말하는 동상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했다. 내가 조금이라도 이해한 것이 있다면 말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무언가 인 것 같았다. 그래서인지 이 책에서도 풀이하여 쓰이지 않고 간략하게 상징적 의미인 ´동상´으로 처리한 것 같다.
이런 과거사를 알게 된 조백헌은 털끝만큼의 회의도 없이 동상욕을 부정하고, 사랑의 행위라는 확신 아래 낙토 건설 사업을 일으키기로 결심한다. 미감아 출신으로 지배자와 피지배자 사이에서 비판적 지식인의 역할을 하는 보건과장 이상욱은 그런 조백헌에 대해 계속 회의한다. 낙토가 건설된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환자의 낙토이지 인간의 낙토가 아니라는 생각으로 그는 괴로워한다.
드디어 낙토 건설 사업은 시작되는데 조백헌은 숱한 우여곡절을 겪는다. 오마도 간척 사업의 추진 과정에서 육지 사람들의 방해, 행정 관청의 비협조, 자연의 횡포, 원생들의 배반, 그리고 마침내는 상부의 일방적인 전근 발령으로 조백헌은 거의 절망의 수렁에 빠져든다. 그러나 반드시 일을 완성시키겠다고 조백헌은 의지를 굳건히 하는데, 이는 무의식중에 그가 동상욕에 대한 미련에 사로잡혀 있는 것을 의미할 따름이다.
이상욱은 그 점을 지적하지만 조백헌이 받아들이지 않자 섬을 탈출한다. 황장로와의 대화를 통해 자신의 잘못을 깨달은 조백헌은 화려하지 않게 조용히 섬을 떠난다. 그리고 칠 년이라는 긴 시간이 흐른다. 이제 조백헌은 원장의 신분이 아닌 한 민간인 신분으로 섬에 돌아와 섬의 주민이 되어 있다. 그는 그 칠 년 동안 황장로의 사랑의 계시를 자체적으로 소화해냈고 그리하여 자기 각성에 도달했던 것이다.
이 부분에서 이상욱이라는 보건과장은 조백헌 원장의 주위에서 그가 하는 일을 사사건건 간섭하고 나선다. 그리고 이 사람은 원장이 하는 일을 방해하려는 것인지 도와주려는 것인지 가끔 헷갈리게 하는 사람이다. 어쩔 때는 조백헌 원장에게 좋은 뜻의 명언을 남겨주곤 하지만 또 어쩔 때는 그렇지 않을 때가 있기 때문이다. 또 지나치게 미래에 대한 걱정을 많이 하는 사람 같기도 하다.
그 자기 각성의 내용은 신문기자 이정태와의 대화를 통해 밝혀진다. 다스리는 자의 사랑 속에 다스림을 받는 자의 사랑이 깃들이고, 다스림을 받는 자의 자유 속에 다스리는 자의 사랑이 깃들여서 결국은 양자가 한 길로 화해스런 조화를 이룩해 나가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믿음이 획득되어야 한다. 또 믿음이 획득되기 위해서는 다스리는 자와 다스림을 받는 자가 하나의 운명 공동체를 이루어야 한다. 그러나 자기 각성과 함께 섬으로 돌아와 섬의 주민이 되어 공동 운명을 수락한 조백헌에게 새로운 문제가 대두된다.
성한 자와 나환자 사이의 운명적 간극까지 사랑과 자유의 힘으로 메울 수 없다는 본원적 한계에 부딪친 것이다. 그러나 조백헌은 작은 일에서부터 차례차례 한 가지씩 행해 나가기로 마음먹는다. 그 첫 번째 실천으로 조백헌은 뭍에서 온 여교사 서미연과 환자 윤해원의 결혼을 주선한다. 두 남녀의 상징적 결합이 이루어지는 날, 날씨는 화창했고 사람들의 표정 역시 그 봄날씨처럼 말고 너그러웠다.
마지막 결말에 여교사 서미연과 음성 나환자 윤혜원이 결혼을 하는데 조금 놀라웠다. 여교사 서미연은 이상욱 보건과장에게 마음이 있는 걸로 알았는데, 나중에는 그토록 자기를 괴롭히고 자기가 그렇게 싫어하던 윤혜원과 결혼을 하다니 정말 믿을 수 없었다. 물론 원장의 주선이었지만 아무리 원장 주성이라고 하지만 이해가 안됐다.
이 책을 읽으면서 ´당신들의 천국´의 내용이 실제 존재하는 실제감이 느껴지곤 했던 것 같았다.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뒤늦게 알게 된 건데 이 책의 주 장소가 되는 소록도라는 섬이 ´당신들의 천국´의 작가인 이청준이 실제로 소록도의 자료들과 소록도의 관련된 직종의 사람들에게 여러 가지를 들어가며 완성한 작품이라고 했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나한테 정말 실제감이 느껴진 것 같다.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읽고 난 보람보다는 허무한 느낌이 들었다. 아무래도 그리 별로 어려운 것이 없는 내용의 책이었는데 내가 부족한 탓이었는지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많았다. 읽다가 조백헌 원장이 힘들어서 슬럼프에 빠졌을 때 안되었다고 생각한 것 이외에는 그냥 ´내용 참 어렵다´라는 시시한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이 ´당신들의 천국´이라는 책을 다시 읽어 봐야 할 것 같다. 그래도 다른 애들에게 권장해 주고픈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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