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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명성왕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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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금산외 : <동명성왕>
출판사 : 한국문화사 / 출판년월(초판) : 1999년 12월 01일 / 면수 : 530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애쓴다. 알은 곧 세계다. 태어나려고 하는 자는 한 세계를 파괴하지 않으면 안 된다. 새는 신을 향해 날아간다. 그 신의 이름은 아프락삭스라 한다.]
이것은 헤르만헤세의 작품인 데미안에서 싱클레어가 데미안에게 그림을 주며 받은 답장 속의 글귀이다. 알을 세계에 비유하여 표현한 것이 마음 속에 와 닿는다. 알을 깨는 고통이 있어야 비로소 새가 될 수 있다. 새가 한 마리 완성된 동물이 되어 푸른 창공을 날아다니기 위해서는 기존에 자기를 안전하게 보호해 주던 알의 세계를 과감하게 깨고 나오는 것처럼, 새로운 세상을 창조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틀을 과감하게 버려야 한다.
주몽도 알을 깨는 고통을 겪고 태어났다. 만약, 주몽이 태어나기 전 어둡고 침체된 공간인 알 속에서 알을 깨려는 노력 없이 주저앉고 말았다면, 고구려도, 신화도 창조되지 않았을 것이다. 주몽이 활쏘기와 말타기 등 무예와 문예 모든 분야에서 우수했던 것도 그가 해모수의 자손이나 비범한 인간이 아니어서가 아니라, 그는 뛰어난 능력과 재질을 위해 끊임없는 자기 발전의 노력을 했을 것이다. 그러한 노력이 쌓여 그의 인격과 품성을 이루고, 재능을 뛰어나게 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이처럼 무슨 일을 하든지 고통과 노력 없이는 이루어낼 수 없다.
물론 하늘과 물의 도움을 받아 탄생한 위대한 인물이라는 것, 탄생 자체가 특이하다는 것 등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에게 닥친 숱한 고난과 시련을 그가 이겨내지 못했다면 우린 그에게 동명성왕의 이름을 주지 않았을 것이다. 금와왕의 아들과 군사들이 주몽을 뒤쫓았을 때 고기와 자라들이 다리를 놓아주어 무사히 고구려를 건국할 때 그 통쾌함을 잊지 못하고 있다. 또한 그가 고구려 건국까지의 어려움을 어떻게 이겨냈는지를 잘 알고 있다. 해서 어려움에 처할 때마다 그의 이야기를 통해서 힘을 얻었다. 그래서 신화의 힘은 위대하다고 하나 보다.
나도 역시 예외는 아니어서 그러한 사실을 이미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다. 그러나 언제나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서 물이 흘러가는 것처럼 시간에 내 몸을 맡기는 무책임한 생활을 계속하고 있다.
우리 주위에는 주몽의 모습을 본받아야 할 사람들이 많다. 학교 시험에서 정당하지 못한 방법을 쓰는 학생들이나, 노력하지 않으면서 그 이상의 좋은 결과를 얻으려고 하는 사람들이 그 예이다. 그리고 나는 베짱이를 생각한다. 여름 내내 개미가 땀흘려 일할 때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며 즐겁게 보내던 베짱이....... 그런 베짱이의 나중은 어떠하였던가. 우리는 베짱이와 주몽을 견주어보며 최선을 다하는 태도의 중요성을 인식해야 한다.
나는 항상 자책감에 시달린다. 오늘 하루도 최선을 다하며 살지 않았는데, 하루는 이미 저만큼 가버렸다는 약간의 허무함과 나 자신에 대한 실망으로, 하지만 내일부터라도 최선을 다하며 살아가자는 짧은 기도를 올리고 하루를 마감한다. 그런 나에게 주몽은 훌륭한 스승이 되어 주었다. 나에게 성실을 권장하고, 꿈을 갖게 해 주었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데미안’속의 글귀를 내 가슴에 새겼다.
삶은 더 의미 있는 것이 되기 위해 곳곳에 고통을 숨겨 놓았다. 고통을 이겨내지 못하면 상처가 되지만 이겨내면 성숙해진다. 고통과 절망도 기회가 될 수 있다. 이제부터 고통을 두려워하지 않을 것 같다. 고통이 나를 더 단련시키고, 고통을 이겨낸 후의 자랑스런 내 모습을 그려본다.
by http://www.edu.co.kr/kwank9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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