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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나쓰메 소세키 : <마음>

역자 : 오유리 / 출판사 : 문예출판사 / 출판일 : 2002/8/20 / 페이지수 : 348

책 읽으며 좋은 점 중 한가지는 자신의 무식함을 확인할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엊그제 서점에 갔는데 찾는 책은 없고 이리저리 둘러보다가 눈에 들어온 책이 이 ´마음´이라는 소설입니다. 난생 처음 들어본 ´나쓰메 소세키´라는 작가 이름. 이 사람은 1867년에 태어났고 동경제국대학을 나온 수재인데다 일본을 대표하는 소설가라고 합니다.
´마음´은 1914년 4월부터 [아사히 신문]에 연재된 소설이라고 하니 아마 그는 당시에 꽤 인기있는 작가였나 봅니다. 별로 극적인 줄거리는 아니고,´나´라는 대학생이 우연히 만나 존경하게된 단지 ´선생´이라고 불리는 사람의 회고담입니다.
선생은 부유한 집안의 아들이었으나 고등학생이 될 무렵 부모가 동시에 죽자 숙부에게 재산을 맡깁니다. 그런데 굳게 믿었던 숙부가 2∼3년 사이에 그의 재산을 거의 다 빼돌린 것을 알고 나머지 재산을 수습하여 고향을 등지게 됩니다.
숙부의 배신으로 선생은 자신이외의 세상 모든 사람을 믿지 못하며 삽니다. 외로운 처지의 자신을 자상하게 챙겨주는 하숙집 모녀도 의심하지만, 그 의심의 눈초리를 알아채지도 못하는 착한 그들에 의해 그의 마음은 점점 풀리고 하숙집 딸을 사랑하는 자신을 발견하고는 갈등에 빠집니다. 선생에게는 경제적으로 어렵지만 존경할 만한 친구가 한 명 있었고 갈 곳조차 마땅치 않은 그를 자신의 하숙집에서 살게 했는데 그도 하숙집 딸을 사랑하게 된 것입니다.
선생의 자부심 강한 친구는 자신의 사랑을 어렵게 선생에게 고백했는데 선생은 얼굴이 굳어져 그를 비난하고 친구 모르게 청혼해 하숙집 딸과 결혼하기로 합니다. 선생은 곧 가책을 느끼고 친구에게 용서를 빌려 했지만 친구는 그전에 유서를 남기고 동맥을 끊고 맙니다. 유서에는 선생을 원망하는 말은 한 마디도 없고 오직 자신의 유약함 때문이라고만 쓰여있었기 때문에 하숙집 딸을 사랑했다는 친구의 고백은 선생만이 알고 있는 사실로 남게 됩니다.
선생은 숙부의 배신으로 세상 모든 사람들을 의심했지만 은연중 자기자신만은 예외라고 생각하고 있었노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친구의 죽음으로 자신도 배신할 수 있는 인간임을 부인하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결혼하고 이사하고 세월이 지나도 선생은 숙부의 배신과 친구의 죽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한 달에 한번 친구의 묘소를 찾는 이외에는 자신에게 내리는 벌로 세상에서 숨어 죽은거나 다름없이 삽니다. 선생을 좋아하는 대학생인 ´나´에게 아무에게도 이야기하지 않았던 자신의 과거를 남기고 선생은 죽은거나 다름없게 살았던 삶마저 스스로 버리게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사람의 마음 천연스럽게 다른 사람을 악인으로 자신은 선인으로 규정합니다. 저는, 선생의 자신도 악인임을 끝까지 부인하지 않은 점이 오히려 선인답게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이 소설에 ´용서´라는 단어는 한마디도 나오지 않는군요. 다른 사람도, 자신도 용서하지 못하는 엄격함이 일본인의 성품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고, 아니라면 내가 또는 우리가 뭐든 너무 잘 잊어버리는 쪽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틀에 박힌 악인은 세상에 없어 평소에는 모두 착하고 보통사람이지. 하지만 일단 유사시에는 갑자기 악인으로 변할 수 있기 때문에 무섭단 말이야. 그렇기 때문에 방심할 수도 없고.....,´라는 선생의 말이 아니라도 신문이나 아홉시 뉴스에서는 세상이 방심하며 살 수 없는 곳이라는 걸 매일 반복해 가르쳐줍니다. 하지만 할 수 있다면 잊고 방심한 채 사는 게 더 낫지 않을까요. 잊지 말아야 할 한가지가 있다면 ´나 자신이 유사시에 악인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일텐데, 또 이것처럼 잘 잊혀지곤 하는 것이 없으니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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