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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기열전 |  | |
| 사마천 : <사기열전>
역자 : 이언호 / 출판사 : 큰방 / 출판일 : 2000/6/30 / 페이지수 : 368
중국의 역사책은 본래 <24사(24史)>라고도 하고 <25사(25史)>라고도 하는데 이는 사마천의 <사기>로부터 시작하여 [명사(明史)]에 이르기까지 25 권의 역사책을 통틀어 얘기하는 것입니다. 이 중에서 제일 먼저 씌여진 책이 바로 여기에 소개하고자 하는 후한(後漢) 시대 태사령(太司令)을 지낸 사마천의 <사기>입니다. 사마천이 죽은 것은 기원 전 86년이니까 박혁거세가 태어나기 20 년 전이라는 계산을 해 보면 그들의 문화적 유산이 얼마나 아득한 것인가 알 수 있습니다.
사마천은 태사령 사마담(司馬談)의 아들이었는데 그 아버지는 중국의 역사를 기록하는 중책을 맡았지만 일을 완성하지 못하고 죽으면서 아들에게 유언으로 가업을 잇도록 했다 합니다. 사마천은 아버지의 뜻에 따라 태사령이 되어 중국의 역사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사마천이 역사를 쓰기 시작한 지 10 년이 되던 해, 이릉(李陵)이라는 장군이 흉노에게 항복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평소에 이릉을 남달리 아꼈던 사마천은 그를 변호하다가 왕의 노여움을 사 부형(腐刑)이라는 악형을 받게 되었습니다. 부형이라 함은 남자의 근(根)을 자르는 악형입니다. 사마천은 이러한 악형을 당하고 다시 10 년을 역사를 쓰는 데 일신을 바쳤습니다. 주위 사람들이 그를 가엾게 동정하면 사마천은,
˝몸은 비록 부형을 겪었어도 자중하며 구차하게 목숨을 부지하는 것은, 나의 문장이 세상에서 사라지고, 후세에 남는 것이 없을까 두려워하기 때문이오.˝
라고 대답했답니다.
전문 130 권에 글자로 치면 526,500자나 되는 이 책 중에서도 특히 후세인에게 교훈이 되는 것은 <열전편(列傳篇)>입니다. 사마천은 이 <사기 열전>에서 왕후, 재상과 정치가, 군인, 자객(刺客), 부호(富豪), 의인(義人) 등의 명인 재사(名人才士)를 등장시켜 어떻게 사는 것이 역사에 죄짓지 않고 이름을 남길 수 있는가를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중국의 역사상 ´절개´란 어떤 것인가를 알려면 ´백이(伯夷)·숙제(叔齊)´를 읽었고, 친구의 우정을 알려면 ´관중(管仲)·포숙아(飽叔牙)´를 본받았으며, 천한 가문에서 입신 양명(立身揚名)하기를 꿈꾸는 자는 ´소진(蘇秦)·장의(張儀)´를 읽으면서 자신을 채찍질했고, 덕(德)이란 무엇인가를 알기 위해서는 ´맹상군(孟嘗君)´의 일대기를 읽었으며, 악(惡)을 남긴 자의 말로가 어떤 것인가를 알기 위해서는 ´이사(李斯)·조고(趙高)´를 읽으면 능히 알 수 있다고 하였으니, 이 <사기 열전>이야말로 중국 ´지혜(智慧)의 보고(寶庫)´라 할 것입니다.
이 <사기 열전>만큼은 역사책이기 이전에 위대한 전기 문학이요, 교양서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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