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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로 간 허수아비 |  | |
| 윤기현 : <서울로 간 허수아비>
출판사 : 산하 / 출판일 : 1990년 11월 1일 / 페이지수 : 240
우리가 정말 추구해야 할 가치는 인간관계에서의 따뜻한 사랑이다.
우리가 진정 추구해야 할 가치는 무엇일까? 나는 <서울로 간 허수아비>라는 제목에 호기심을 갖고 책 속에 깊게 파고들었다. 그리고 나는 이 책을 읽고 난 후 예전보다 좀 더 나은, 그리고 성숙한 나를 새삼 느낄 수 있었다. 비록 요즘 같은 무더운 날씨에는 어울리지 않게 추운 겨울을 배경으로 한 책이지만 그때의 모습들을 머릿속에 그리기엔 충분히 사실적이고 감동적이었다.
농촌 한복판에서 벼가 무르익어가는 냄새를 맡아가며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던 허수아비는 어느새 흉년으로 인해 보잘것없는 하찮은 존재가 되어 버렸다. 슬픔을 감추지 못했던 외로운 허수아비는 매일 싸늘한 가을바람만 맞으며 넓은 들녘에 서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서울 소년이 허수아비를 신기하게 여겨 서울로 가지고 갔다. 마냥 신기하기만 한 소년은 이리보고 저리보며 즐거워서 허수아비에 온통 푹 빠져 있었지만 소년의 부모님은 지저분하고 낡은 이 허수아비를 휴지통에 버리고 말았다.
얼마 후 냄새나는 쓰레기장으로 낡은 허수아비는 옮겨졌고, 아픔과 슬픔을 삼키며 보낸 나날 속에 땔감을 찾던 어느 한 소년에 의해 허수아비는 다 쓰러져가는 소년의 집으로 가게 되었다. 이 소년 역시 허수아비가 신기해 비록 낡았지만 만지작거리며 잠시동안 온 정신이 그곳에 쏠려 있었다. 그러나 허수아비를 장난감으로 삼고 싶었던 풍요로운 생각도 잠시뿐이었다. 그러한 마음은 순식간에 깨지고 말았기 때문이다. 추운 곳에서 일하시는 아버지를 위해 허수아비를 아궁이 속 땔감으로 넣어야만 했던 소년의 서글픈 마음이 날 슬프게 했다. 허수아비는 그 소년의 사랑을 담고 아궁이 속에서 활활 타오르는 한 불씨가 되어주었다.
나는 눈부시게 맑은 하늘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기었다.
´나도 남을 위해 희생할 수 있는 그런 따뜻한 불씨 하나가 될 수 있을까?´
따뜻한 사랑을 가슴에 가득 담고 세상을 밝게 비춰주는 따뜻한 불씨가 되어야지... 부유하게 사는 소년과는 달리 현실을 느끼며 살아야 하는 가난한 소년이 가엽게 느껴졌다. 아버지를 위해서 추운 방을 따뜻하게 만들기 위해 자기가 그토록 원하던 허수아비를 불 속에 땔감으로 던져야만 했던 그때, 소년은 어떤 기분이었을지 내가 정말 완전히 헤아릴 수는 없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는 소년의 서글픈 심정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소년은 아버지를 위한 땔감이 자신을 뿌듯하게 만들었다. 따라서 소년은 자신이 아무리 아끼는 물건일지라도 하더라도 아버지를 위한 희생이라면 그 어떤 것도 아깝지 않게 생각했다. 참으로 가슴아프고 감동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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