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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호수로 떠난 여행
류시화 : <하늘호수로 떠난 여행>

출판사 : 열림원 / 출판일 : 1997년 5월 10일 / 페이지수 : 238

인도에 관한 책은 이번이 처음이고 접할 기회도 없었다. 하지만, 적어도 인도는 신에 대한 숭배 의식이 강한 나라, 소를 숭배하는 나라, 상당히 지저분한 나라, 수도승이 많은 나라로, 인도에 대한 생각이 대충 이러했다.
<외눈박이의 물고기의 사랑>으로 그 명성이 유명한 시인 류시화. 그는 마치 ´꽉´막혀 있는 현실을 해탈해 보이기라도 하듯 한국을 훌훌 털어버리고자 한가로움과 감상에 맡겨버린 사람과 같다. 그가 써 내린 인도 기행의 체험담은 깨달음의 연속이라고 할 수 있다. 그가 만난 많은 인디아들은 마치 현자들과도 같았다. 그들은 하나같이 여유로웠고 화내는 법이 없다.
그들은 윤회를 믿는다. 또 모든 것이 예정되어진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찌 보면 아주 영악한 말재주꾼 같아 보이기도 하고, 또 어찌 보면 그들이 과연 ´인도인다운 인도인´이구나 하는 탄성을 자아낼 만큼 그들의 영적 사색은 고도의 경지에 닿아 있다고 말해도 좋을 법하다.
예정 시간 같은 건 아랑곳하지 않고 몇 시간씩 닭장 같은 버스 안에서 사람들을 기다리게 해 놓고선 자신은 정작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노닥거리기나 하는 여유를 부리고는 다시 돌아와 태연하게 버스를 몰아대는 운전기사나, 그것을 아주 당연스레(긴 여정 가운데 한두 시간 지체한들 달라질게 뭐 있냐며) 받아들이는 느긋한 승객들, 늘상 구걸을 일삼으면서도 적선의 은혜에 감사의 인사는커녕 오히려 자신에게 선행을 베풀었음에 되려 감사하라는 어처구니없는 걸인, 남에 물건을 훔쳐내면서도 ˝그것은 이미 당신의 것이 아니라 잠시 당신에게 놓여진 것일 뿐이다.˝라고 둘러대는 터무니없는 사람들. 너무나 이해하기 힘들고 어처구니없는. 어쩌면 정직과 성실이란 전혀 찾아볼 수 없는 모두 엉터리 같은 사람들이다. 하지만 달리 생각해 보면 그것이 바로 인도인들만이 일러줄 수 있는 ´삶의 교훈´이 아닐까?
때로는 너무나 사기꾼 같았던 요기(요가 수행자)나 릭사꾼(택시 기사)들의 속임에 넘어가지 않으려고 뛰는 재주를 부렸던 작가의 발버둥이 마치 ´인도´라는 커다란 손바닥 안에서의 자그마한 바스락거림에 지나지 않았던 것 같다.
그의 발버둥은 읽어갈수록 더욱 재미가 났다. 내용의 첫 부분에 쓰여 있던 ˝노 프라블럼˝, 이 말은 그도 그랬듯 인도 전(all) 역사를 대변해 주는 말 같기도 하다.
웃음이 나온다. 처음부터 아무 문제가 없었던 건데 뭔 그리 황급한 일들이 많다고 매사에 감정의 고저를 가져오며 난리냔 말이다. (노 프라블럼 : 인도인들은 어떤 문제가 닥쳐와도 ˝이 일은 이미 수천 년 전부터 정해져 있는 대로 잘 진행될 것인데 왜 초조해 하고 불안해서 자신을 괴롭히느냐.˝며 매사에 가장 잘 쓰는 말로 알려져 있다.)
인도에서의 당황함을 맞닥뜨린 작가는 마치 엉덩이에 불이 붙은 아이처럼 항상 놀라서 펄펄 뛰기 일쑤였다. 그는 인도 사막이건 싸구려 여관에서건 큰 평안을 가슴에 얹고 마음의 여유를 느꼈다고 했지만, 책을 거의 다 읽고 내려갈 즈음에는 난 마치 인도인이 다 된 듯, 그의 행동들에 마치 ˝엉덩이에 불붙은 어린애´라고 칭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사실 난 작가를 어린애 같다는 표현으로 여유 조의 미소를 뛰었지만, 나 역시 인도 한 복판에 떨쳐져 있었다면 그와 꼭 같은 신세였으리라.)
인도를 돌이켜 생각하며, 인도란 나라를 정의하며 문득 ´magic´이란 단어가 떠오른다. 마술 같은 또 사막의 신기루 같은 나라. (보이지만 잡히지 않는) 인도는 철학과 사색이 있으며, 신의 축복이 있는 나라다. 사람들에게선 한가로움과 여유 그리고 다분히 뻔뻔함이 내재되어 있는 교묘한 술수의 사람들이 숨쉬고 있는 곳이다. 신비의 나라 인도는 접할수록 매력(마력?)이 있는 곳 같다.
만일 누군가가 내게 와서 삶을 체험할 수 있는 먼 여행을 떠나자고 권유한다면, 난 그 행선지를 단연 ´인도´라고 지목할 것이다. 신비로움과 깨달음의 성지, 바로 그곳에서 나 또한 150루피(450원)어치의 축복을 받는 것도 꽤 그럴싸하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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