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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제 나는 눈물을 믿지 않는다 |  | |
| 백선경 : <이제 나는 눈물을 믿지 않는다>
출판사 : 징검다리 / 출판일 : 2002년 1월 5일 / 페이지수 : 292
▶내용
사회를 이루는 가장 기본적인 단위는 가족이고, 사회를 지탱하고 있는 것 또한 가족이다. 요즘 같은 가정의 붕괴현상은 더 이상 방치할 수 없을 정도로 위험수위에 이르고 있다.
소설 <이제 나는 눈물을 믿지 않는다>는 이와 같이 한 가족이 철저하게 파괴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우리 사회에 가족의 소중함이 얼마나 중요한 것이며, 어머니의 사랑이 얼마나 깊고 숭고한 것인지 보여주고 있다. 언뜻 보면 일반적으로 많이 다루고 있는 소재인 듯 하지만, 다른 책들과는 달리 느껴지는 것은 실제로 주인공 여인이 존재하고 있고, 그녀의 삶을 다룸으로 해서 허구적일 것 같지만, 실제로 우리 가까이에서 일어나고, 또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을 사실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소설 <이제 나는 눈물을 믿지 않는다>는 식물인간이 된 남편을 대신해서 가족을 지키기 위해 모든 것을 버려야만 했던 맹목적인 어머니의 사랑과 희생을 담고 있다. 어머니로서의 역할과 사회의 따가운 시선, 그리고 현실의 벽을 느낄 수밖에 없는 절망감 속에서 가족을 위해 처절하게 몸부림치는 맹목적인 어머니의 삶을 한 여인을 통해서 느낄 수 있다.
사회의 따가운 시선으로부터 아내를 감싸주었어야 했지만, 주변의 냉소적인 시선과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비겁하게도 강제로 이혼시키고 결과적으로 여인을 벼랑 끝으로 내몬 남편, 아들의 수술비와 재활 치료비를 대준다면 몸파는 것도 눈감아 주겠다는 시어머니, 엄마를 인정하지 않지만 자신의 학업을 위해 돈을 계속 보내달라는 아들의 모습. 가족이라는 미명하에 필요할 때는 찾고 이용만 하다가 헌 신처럼 냉정히 여인을 버린 그들의 모습은 화가 치밀다 못해 잔인함에 분노를 느끼게 한다.
´어머니와 아내라는 자리는 여성이라면 누구에게나 부여되는 자리일겁니다. 여인은 자신에게 부여된 자리를 지키고자 윤락녀로 전락했지만,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왜 하필 이 길이냐고 반문하는 저에게 여인은 담담하게 말했습니다. 돈이 있어야 남편을 살릴 수 있는데……당신 같으면 죽어 가는 남편을 버리겠느냐고, 남편이 아이들의 아버지임을 부정할 수 있느냐고.´
그 오랜 옛날부터 우리 어머니들은 항상 가족을 위해 희생하며, 그 어떤 사랑보다도 깊이를 헤아릴 수 없고 무조건적인 사랑과 모성의 위대함을 보여주었다.
<이제 나는 눈물을 믿지 않는다>에서 주인공 미현은 자신의 안위를 버리고 가족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희생하지만 가정을 지킨 결과는 잔인하게도 여인의 파멸을 가져다주었다. 어느 누구의, 어떤 잣대로 그 여인을 판단하고 죄를 물을 수 있는가. 작가는 이 여인의 모습을 통해서 독자들로 하여금 그와 같은 입장이라면 어떻게 할 수 있을까? 한 여인을 그렇게까지 몰아간 것은 무엇인가? 과연 누가 이 여인에게 돌을 던질 수 있을까? 라는 의문을 던져주고 있다.
<이제 나는 눈물을 믿지 않는다>가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것은 단순한 어머니의 사랑과 희생만을 담고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한 단면도 주인공을 통해 비춰지고 있다는 것이다.
IMF 이후 흔들리는 가정과 급증하는 이혼율, 그리고 경제적인 이유를 들어 유흥가의 접대부로 전락한 아내들. 결손 가정에서 상처받고 거리를 방황하는 아이들의 심각성이 전파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매스컴을 통해서 티켓다방, 원조교제, 스와핑 등은 이제 더 이상 화제 거리가 되지 못할 만큼 많이 다루어져 왔고, 오히려 덤덤하게 그런 일들을 받아들일 정도로 우리 주위에 만연해져 버렸다.
작가는 여성의 탈선을 옹호하거나 동조하려고 이 소설을 쓴 것은 아님을 밝히고 있다. 가정을 버리지 않고, 의식 없는 남편을 살리기 위해 몸부림치는 한 여인의 사랑을 보여주고자 함이다.‘사랑은 조건과 대가 없이 주었을 때 비로소 행복해진다는 것을’이라는 작가의 말처럼 여인의 사랑은 그런 것이다.
<이제 나는 눈물을 믿지 않는다>는 한없이 순수하고 서정적이지만, 때론 절제되고 사실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게 특징이다. 또한 강한 어조와 거침없는 필체로 독자들을 끌어당기는 힘이 있다. 조팝꽃, 하모니카와 빨간 운동화는 애틋하고 아련했던 그들의 순수한 사랑을, 결혼 생활하면서 겪는 에피소드는 독자들에게 신선함과 웃음 그리고 재미를 느끼게 하고 때론 처절하게 살아가는 방식을 택한 여인의 삶에 울분과 분노를 느끼게 한다. 또한 그녀의 삶의 애환과 아픔을 함께 공감하게 해 준다.
비록 윤락녀로 전락했지만 그 속에는 가족이라는 큰 울타리가 있었기에 수많은 시련과 사회의 냉대에도 견딜 수 있었고, 희망이 있었다. 흔들리는 가정, 쉽게 이혼하고 아이들도 쉽게 버리는 요즘 세태에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 일깨워 주고 어머니란 자리가 얼마나 힘들고 또한 얼마나 강하고 아름다운 것인지 <이제 나는 눈물을 믿지 않는다>를 통해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저자 소개 - 백선경
충북 단양 출생으로 대학에서 건축공학을 전공. [세기문학]으로 등단했으며 작품으로는 <농사짓는 여인> <동거인으로부터 탈출> <조릿대>등이 있다.
-[출판사 서평]-
by http://www.edu.co.kr/kwank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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