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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꼬마 니콜라 |  | |
| 르네 고시니 : <꼬마 니콜라>
역자 : 신선영 / 출판사 : 문학동네 / 출판일 : 1999년 11월 20일 / 페이지수 : 196
어린이들을 통해 보는 작은 세계
장 자크 샹뻬가 그린 그림에 기대를 걸며 집어들었던 책이었다. 가볍게 터치해나간 그의 그림은 부담스럽지 않으면서도 맛깔스러운 모습을 띄고 있었다.
청소년 교양 도서라고는 하지만, 가볍게 읽으라면 얼마든지 가볍게 읽을 수도 있는 책이지만, 청소년이라는 범주를 지나간 나이에 속한 사람에게는 무언가 생각할 거리를 남겨주는 이야기들이지 않나 싶다. 억지로 사회와 결부시켜 틀에 끼워 맞추려 드는 게 아니냐고 말할지도 모른다. 오히려 순수하게 글자 그대로만 이해하는 게 이 책으로부터 순수함을 얻을 수 있는 독서방법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등장인물들에서부터 이와 같은 나의 생각은 어느 정도 부합하는 듯하다. 그러한 모습을 가장 잘 드러내주는 인물은 뤼퓌인 듯하다. 그의 아버지는 경찰이다. 그리고 그는 경찰의 상징으로 여겨질 수 있는 호루라기를 늘 호주머니에 넣고 다닌다. 단순히 호루라기를 몸에 지니고 다니는 것이 아니라, 실생활에서 이용하기도 한다. 그리고 그 이용은 어떻게 보면 조금은 우스꽝스럽다. 축구경기, 선수로 뛰면서 심판까지 보는 그의 모습은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는 희귀함을 연출한다. 경찰이라는 아버지의 직업이 요구받는 것들을 어린이 세계에 속한 뤼퓌는 호루라기를 소유함으로써 대행하고 있었다.
그러한 등장인물들은 각자 나름대로의 목표를 가지고 있다. 모범생 아냥은 그것이 자신에게만 주어진 특권이라고 생각한다. 자신 이외의 어느 누구에게도 1등할 권리가 없고, 자신 아닌 누군가가 1등을 한다면 그를 경찰에 고발하겠노라고 이야기한다. 그러한 그는 스스로가 사랑받지 못하는 존재라고 생각한다. 어쩌면 그는 공부를 진정 좋아하기 때문에 하는 자가 아닐지도 모른다. 그는, 사회의 성공 이데올로기에 의해 오로지 공부만을 강요당하는 우리 사회의 청소년의 모습과 흡사해 보인다. 알쎄스뜨에게는 먹는 것이 가장 소중하다. 그는 늘 먹는 것에서 떨어지지 않으며, 자신의 먹는 것을 방해하는 자에게는, 심지어 그것이 선생님이라 할지라도 자신의 빵 위로 걸어다닐 권리는 없다고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이야기가 사회적인 것들을 알게 모르게 반영하고 있다고 할지라도 그리 어두워 보이지만은 않는다. 그것은 어린이 특유의 관점으로 이야기가 이루어져 있으면서, 어린이들이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것들로 내용이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돈을 위해 자신의 장난감을 팔려 하다 오히려 새 장난감 자동차를 얻은 니꼴라는, 가출이라는 처음의 목적도 잊고 기분이 좋아져 집으로 돌아온다. 새로 태어난 동생에게만 관심을 쏟는 부모로 인해 동생이 밉다고 이야기하다가도 자신의 동생의 이름이 우스꽝스럽다고 이야기하는 아이에겐 서슴없이 달려드는 죠아심의 모습은, 아이러니해 보이면서도 귀엽다는 느낌을 자아내는 것이다.
어린이들에겐 그들만의 작은 세계가 있고, 그 세계는 어른들은 이해하기 힘들 것이다. 그리고 이 책은 그러한 어린이의 세계를 어린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이해할 수 있도록 돕고 있었다.
(교보문고 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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