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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토끼전 |  | |
| 고대소설 <토끼전>
편자 : 신동일 / 출판사 : 지경사 / 출판일 : 1996/4/1 / 페이지수 : 212
따뜻한 남쪽에 자리잡은 바닷속 남해 나라. 조용하던 남해 나라에 갑자기 흥겨운 노랫소리가 울려 퍼졌다. 왜냐하면 용왕님께서 새로 용궁을 지으시고 잔치를 벌이는 날이 여서 이다. 모두들 흥겹게 먹고 놀고 그랬다. 그런데 이 잔치에는 남해 나라 백성들과 신하들만 모인 것이 아니라 남해 나라와 이웃한 동해 나라 용왕님과 서해 나라 용왕님 북해나라 용왕님도 함께 참석하였다.
˝이렇게 아름다운 용궁을 새로 짓다니 정말 축하하오.˝
세 나라 용왕님들이 손수 준비해 온 선물을 주며 축하의 인사를 건네자 광리 용왕님은 날아갈 듯 기뻐했다. 용왕님은 기뻐하시면서
˝우리 한번 술에 흠뻑 취해봅시다˝
라고 말했다. 남해 나라에 잔치는 사흘 동안이나 이어졌다. 사흘이 지나자 세 용왕님들이 돌아갈 채비를 하였다. 광리 용왕님은 친히 용궁 앞까지 따라나와 떠나는 세 용왕님을 배웅해 주었다. 배웅을 하고 다시 용궁 안으로 들어서려던 용왕님의 몸이 갑자기 휘청거렸다. 신하들은 용왕님을 부축했다.
˝사흘 동안 술을 너무 많이 마셨나 보군. 좀 쉬면 나아지겠지.˝
용왕님은 신하들의 부축을 받으며 침상에 누웠다. 그렇지만 곧 나을 줄 알았던 용왕님의 몸은 쉽게 낫지 않았다.
˝사흘 동안 너무 피로하셨나 봅니다.˝
시종장 도미가 서둘러 의원을 데려왔다. 의원은 수백 년 묵은 숭어였다. 숭어가 용왕님의 몸을 이곳저곳 살폈다. 잠시 후였다. 진찰을 끝낸 숭어가 눈을 깜박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숭어가 말했다.
˝송구스럽습니다만 저로서는 무슨 병환이신지 도무지 알지 못하겠습니다˝
라고 말하며 도미와 얼른 침전을 나왔다. 도미는 샅샅이 뒤져 병을 잘 고친다는 의원들을 불러모았다. 그리고는 서둘러 의원들에게 지시했다.
˝어서어서 용왕님의 병환을 진찰해 보시오˝
의원들은 서둘러 용왕님의 병을 진찰한 다음, 효험 있다는 약을 지어 올렸다. 그러나 용왕님의 병은 낫기는커녕 더 깊어만 갔다. 용왕님의 병이 낫지 않자 용궁 안에 있는 신하들이 근심에 싸였다. 어느 새 용궁 안에서는 노랫소리가 뚝 끊겼다. 노랫소리는커녕 웃음소리조차 사라졌다. 입술에서만 맴돌던 용왕님의 신음 소리가 용궁 바깥까지 새어나왔다. 용왕님의 신음 소리가 커질수록 신하들의 가슴은 철렁 내려앉았다. 신하들은 한숨만 내쉬었다, 용왕님이 병이 났다는 소문은 순식간에 남해 나라 안에 퍼졌다. 이제 남해 나라 백성들까지도 시름에 잠겼다.
그러던 어느 날 어떤 고기가 육지에 사는 토끼라는 동물의 간을 먹으면 된다고 했다. 다른 신하들이 얼른 가서 거북 장군한테 육지에 가서 토끼라는 동물에 간을 구해오라고 했다. 그 거북장군은 육지로 가서 토끼를 찾으러 다녔다. 토끼가 있었다. 그 토끼한테 내가 바닷속에 가서 먹을걸 많이 줄께라고 말하니까 토끼는 좋다고 그러면서 따라갔다.
그런데 거기에 도착하자마자 토끼를 끈에 묶어 간을 내노라고 하니까 없다고 했다. 육지에 놓고 왔다고, 그러면서 거북이와 다시 육지로 향했다. 육지로 다 오자 토끼가 말했다.
˝이 세상에 간을 꺼내놓고 살 수 있는 짐승이 어디 있느냐?˝
그리고는 빠르게 도망갔다. 거북이는 눈물을 흘렸다. 그런데데 갑자기 흰 옷에 흰 수염을 길게 늘어뜨린 신선이 한 분이 나타났다. 왜 우냐고 하니까 저희 용왕님이 아프시다고 말했다. 그러니까 그 희옷을 입은 사람이 환약을 줬다. 신선이 긴 도포 소매 속에서 환약을 꺼내서 환약을 주고 사라졌다. 거북이는 좋아하며 바닷속으로 돌아가 용왕님께 환약을 드렸다. 용왕님은 그환약을 드시고 모이 낳았다는 이야기이다.
마치 한편의 모험 소설을 읽는 듯한 이 작품은 재미있는 동물들의 묘사가 있었고, 거북이는 변함없이 용감하고, 의리 있는 것 같다. 토끼는 꾀가 많다. 이 글은 정말 재미 있다. 이 책을 한번씩은 다 읽어보고 지혜와 교훈을 얻었으면 좋겠다.
참 이 글을 읽고, 나는 많은 걸 깨달았다. 그게 뭐냐하면 용왕님을 위해 무엇이든 다하는 거북이는 너무 착하고, 나중에 바다에서 훌륭한 거북장관으로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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