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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사랑
김정현 : <외사랑>

출판사 : 삼진기획 / 출판일 : 1998/12/15 / 페이지수 : 252

<삶은 곧 사랑>
˝내가 막연히 희망이란 정도로 생각하며 의지하고 기대왔던 그 모든 것들의 본래 이름은 하나같이 사랑이었던 것이다. 그럼에도 나는 다만 무수한 사랑이란 이름의 가면에 취해 진정한 의미는 생각지 못했던 것이다. 하지만 결국 난 지금껏 사랑에 의지해 살아왔던 것이다. 내가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알지 못했다할지라도 내 마음속에 자리했던 것의 본질은 사랑이었으니 분명 그렇게 말할 수 있을 테다. 그리고 또 앞으로도 나는 영원히 사랑에 기대어 살아가게 될 것이다. 설령 내가 지금 절감하는 이 사랑의 의미가 그릇 알게된 어긋난 것이라 할지라도 그 또한 사랑임에는 분명할 것이니 말이다.˝
윗글은 내가 소설을 읽으며 가장 마음에 깊게 다가온 부분이다. 내게 있어 사랑의 의미는 작가가 드러내고 싶어하는 부분과 매우 유사하다. 나는 이 세상이 사랑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우리 안에 있는 사랑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이러한 나의 생각에 대해 낭만주의적 발상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여기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나는 그들에게 이렇게 말하고 싶다. 사랑이 그 모습은 달리할 수 있지만 그것조차 사랑이기에 이 세상은 사랑으로 가득 차 있다고...
그렇다. 참으로 우리는 사랑스런 존재다. 지금 숨을 쉬며 살아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나는 그리고 너는 사랑스런 존재다. 그것은 현재의 너와 내가 사랑스럽지 못한 모습일지라도 우리의 시작이 사랑이었기 때문이다. 어느 누구도 세상에 내던져진 사람은 없다. 우리 모두는 세상에 존재할만한 가치를 지닌 사람들인 것이다.
생을 살아가면서 우리는 많은 사람들을 만난다. 때로는 서로에게 기쁨을 때로는 서로에게 상처를 입히기도 하면서 우리 안의 사랑은 그렇게 여물어 간다. 언젠가 우리 안에 사랑이 단단히 여물어갈 무렵 우리는 우리가 밟아왔던 그 모든 것을 다시 시작할 준비를 한다. 또 하나의 사랑의 흔적을 우리 안에 남기는 것이다.
나는 감히 이렇게 말한다. 삶은 곧 사랑이라고. 우리가 가치 있다고 믿어 의심치 않는 모든 것들-진·선·미-은 곧 우리 안의 사랑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이 세상에 악이 점점 그 자리를 넓혀 가고 있는 것 같아 보여도 우리 안의 사랑으로 그 자리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그리고 이렇게 되새길 것이다. 우리의 희망은 사랑에서부터 시작한 것임을 잊지 말아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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