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joungul.co.kr 에서
제공하는 좋은글 입니다.
바쁜 일상 속에 잠시 쉬어가는 공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
|
|
|  | 노박씨 이야기 |  | |
| 슈테판 슬루페츠키 : <노박 씨 이야기>
역자 : 조원규 / 원서명 : Heer Novak und die Mausfrau / 원저자명 : Stefan Slupetzky / 출판사 : 문학동네 / 출판일 : 2001년 9월 8일
<어느 멋진 쥐의 사랑 이야기>
사실 책을 살 때 책의 두께는 꽤 고려할만한 부분이 되곤 한다. 양 많은 음식이 맛있는 게 아니고, 긴 영화가 재미있는 건 아니지만, 어쨌든 이렇게 얇은 분량의 책이 저 두꺼운 책들과 비슷한 가격으로 책정되어 있다면 왠지 적어도 한 번은 망설이게 된다.
오스트리아에서 날아온 멋진 쥐 노박씨의 사랑 이야기.
<노박 씨 이야기>는 중량의 가벼움을 경쾌한 즐거움으로 바꾸어주는 멋진 책이다. 오히려 읽고 나면 그 가벼움이 전해주는 밀도 있는 여운이 반갑게 느껴진다고 할 정도로 말이다. 아무리 길게 잡아도 1시간 안 쪽이면 이 책을 읽을 수 있지만, 그 만큼, 아니 그 보다 더 많은 시간 동안 노박 씨가 생각날 것이다.
그 해의 가장 아름다운 이야기니 책이니 하는 타이틀이 조금도 어색하지 않게 노박 씨 이야기는 좀머씨 이야기 이후 고만고만하던 그림 이야기 책에 확실한 느낌표를 찍는다.
어느 쥐가 사랑에 빠지고 사랑을 하고, 사랑을 잃고, 다시 사랑을 찾아가는 여정을 그린 이 사랑 이야기는 슈테판 슬루페츠키의 퀸튼 북홀쯔만큼이나 정교한 그림(조금 더 만화적인 상상력을 보여주지만)에 힘을 얻어 단순한 듯 보이지만 명쾌하게 사랑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이야기한다.
떨림을 얻는 것, 그리고 그 떨림으로 세상이 아름답게 흔들리는 것, 멋진 쥐 노박 씨는 그 사랑을 통해 멋진 음악가, 작가, 화가가 되고, 사랑하는 릴리와 그 일을 함께 해 나가지만 릴리가 냉정하게 돌아설 떼 그만 생의 의욕을 잃어버리고 만다. 낡은 코트와 턱수염으로 대변되는 그의 실망감은 결국 자신에 대한 분노와 새로이 생겨나는 자신감으로 제 자리를 찾지만, 역시 그의 삶의 윤기를 더해주는 것은 체다치즈 같은 그녀 때문이다.
마지막 장면 경쾌한 발자욱을 흰 눈 위에 남기는 노박 씨의 모습이 쉬이 잊혀지지 않는 것도 아마 긴 사랑의 여운을 남기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사랑 이야기는 많지만, 사랑에 대한 이야기는 흔하지 않다. <노박 씨 이야기>는 그림책으로는 드물게 이야기가 느낌을 전해주는 그런 사랑에 관한 짧은 철학과도 같다. 아주 어려운 것 같지만, 꼭 그렇지도 않은 그 미묘한 떨림에 대해서 노박 씨라는 쥐를 통해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잘 읽히는 동화 같은 이야기 그리고 빼어난 완성도의 그림을 통해 그 느낌을 정확히 그리고 빠르게 전달하고 있는 멋진 책이다. (교보문고 전재)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