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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담무갈 |  | |
| 남지심 : <담무갈>
출판사 : 푸른숲 / 출판일 : 2001년 6월 5일 / 페이지수 : 286
<진정한 삶의 가치를 생각하십니까>
소설가 남지심님은 불교 소설을 주로 다뤄 왔던 작가다. 종교 소설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겠지만 주인공들이 스님인 것 말고는 여느 소설과 다름없이 사람들이 서로 부딪히면서 아파하고 사랑하고 깨달아가는 삶의 내용들이었다.
내가 이 작가의 작품을 처음 접하게 된 것은 중학교 때였다.
작가가 동아일보의 신춘문예에 ˝솔바람 물결소리˝로 등단을 한 후 다음 작품으로 ˝연꽃을 피운 돌˝이라는 작품에서였다. 어린 마음에 주인공인 혜강과 자운의 슬픈 사랑의 운명에 여러 날을 마음졸이며 울었었다. 나도 나중에 크면 이런 사랑을 하고 싶다고... 그리고 나서 고등학교에 들어가서 ˝우담바라˝ 라는 작품을 다시 접하게 되었는데, 그때의 또 다른 감동이란, ˝연꽃~˝을 읽었을 때와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 지효스님과 동화, 융, 송강, 이랑이 등등. 그들이 자라면서 겪게되는 많은 일들과 갈등, 사랑, 구도자로서의 삶 등이 한 세대를 지나면서 다양하게 펼쳐진다.
˝우담바라˝를 읽으면서 나의 고교시절은 지나갔다. 그리고, ˝우담바라˝가 나온 지 10여 년 만에 새로이 출간된 ˝담무갈˝을 읽으면서 나의 30대를 맞이하였다. 너무 오랜만에 기다려온 책이라 서점에서 그 책을 발견했을 때의 기쁨이란... 소중한 마음에 책장을 열고 한장한장 읽어 내려갔다. 며칠 밤을 새면서 모두 읽고 난 지금 나의 가슴 한켠에는 작은 바람이 불고 있는 것 같다.
세상을 살면서 구도자나 아닌 다른 일반인들이 어떻게 하면 세상을 아름답게 의미 있게 살아갈 수 있는지를 생각하게 하는 내용이었다. 전작의 작품들에서 나타나는 사람들간의 갈등이나 사랑들이 이 작품에서는 많이 표출되지 않는다. 젊었을 때의 작가가 지닌 생각들과 지금 세월이 많이 지난 지금의 작가가 느끼는 삶의 가치관이 많이 변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세월의 흐름 속에 많이 편안해 졌음을 느꼈다.
작품 속에서 나를 울게 했던 구절이 있었는데, 마지막으로 소개하려 한다.
[길동이는 홍시보다 더 빨갛게 얼어 있었다. 진섭은 할 말을 잃고 가만히 길동이를 쳐다봤다.
˝이거 우리집 방에 갖다 널어. 그럼 금방 말러˝.
길동이가 들고 있던 옷을 진섭이한테 건네주며 말했다. 진섭은 길동이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 수 있었다. 그래서 입고 있던 길동이 옷을 벗으며.
˝알았어.˝
했다.
˝너 그 옷 왜 벗는데?˝
길동이가 깜짝 놀라며 물었다.
˝네가 입어야지.˝
진섭이가 벗은 옷을 건네주며 말했다.
˝아니라니까. 그 옷은 네가 입고 가라니까.˝
길동이는 이렇게 말하고 홍시처럼 빨갛게 언 몸으로 뛰어갔다. 지게가 있는 산속으로......]
이 대목을 읽고는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러 내렸다. 이런 친구가 나에게도 있는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였다. (교보문고 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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