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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스토예프스키 |  | |
| 얀코 라브린 : <도스토예프스키>
역자 : 홍성광 / 출판사 : 한길사 / 출판일 : 1997/3/15 / 쪽수 : 286
<뒤틀린 자아의 도덕적 인격 완성>
자의 반 타의 반 도스토예프스키의 이름난 소설들을 자주 접할 수 있었기에 나름대로 전체적인 의미에서 그의 작품들을 이해하기에 적합한 책이라고 생각되어서 읽었다. 대부분 즉흥적인 판단보다는 작가 위주로 책을 선택해서 읽는 보수적인 성격 탓에, 그의 공인된 작품들을 읽는 데에는 처음부터 거부감이 없었다.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일반인의 잘못된 의식을 깨뜨리는 그의 작품이 가지는 박진감 넘치는 흥미로움이다.
대부분 학창 시절을 보낸 젊은이들은 교과서에서 작품과 작가 이름만을 접한 책들을 즐거이 구해서 읽는다는 일이 간단치만은 않을 것이다. 공부에 대한 지긋지긋함, 내지는 고리타분함이 위대한 작품들을 직접 대하기도 전에 얼굴을 찌푸리게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도스토예프스키의 작품을 하나라도 읽어본 사람이라면-특히, 죄와 벌, 악령, 백치, 카라마조프의 형제들 중-그의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과 이야기 전개에 매료되어 버릴 것이다.
이 책은 바로 이러한 작품을 읽은 사람들을 위한 다음 단계의 장치라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 소설 후미에 할애되는 원작자 소개 및 약력의 몇 페이지에 실망한 독자라면 이 평전은 마땅히 읽을 가치가 있다.
인간-천재적인 작품을 남겼지만, 평범하다 못해 저열한- 도스토예프스키의 적나라한 모습을 만나볼 수 있다. 못 말리는 도박병에 예민하다 못해 신경질적인 성격, 더구나 지병인 간질 등, 그의 신경증은 거의 중증에 가까울 지경으로 현실 감각이 매우 뒤쳐지지만, 흥미로운 것은 이러한 그가 바로 종교적 의미의 진리-헤겔이 말한 절대 정신-를 추구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의 작품 속 주인공들마저 대부분 정상과 비정상의 모호한 한계에서 배회하는 인물들이 많이 등장하고 있다. 열에 들뜨고 한결같이 광적이고...
이러한 그의 작품에서 새로운 시대의 정신을 발견한 니체야말로 진정 천재임에 틀림없다는 생각이 든다. 왜냐하면 도스토예프스키의 무의식적 공간은 그가 예견하거나 발견하거나 인지하고 만들어낸 공간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 자신이 바로 온갖 스트레스의 중심에 서 있었던 인물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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