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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  | |
| 마르셀 프루스트 :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역자 : 김창석 / 출판사 : 국일미디어 / 출판일 : 1998/2/28 / 쪽수 : 320
<마들렌느 과자>
나는 이 소설을 나의 ´사랑´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한번 정리하게 되는 책으로 주저 없이 의미를 주고 싶다. ´사랑´이라는 말의 어느 정도 완성도를 이루어 나가고 있다고 할까. 내가 ´사랑의 완성´ 운운하면 많은 연장자 분들이 웃을지 모른다. 하지만 나 나름대로 내 인생에 있어서의 사랑의 완성과 결실을 보았고, 또 앞으로는 그 사랑을 가족이라는 내가 꾸려 나가야 할 공간 속에서 소중히 키워 나가는 것이 나의 사랑의 방법이고 전부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에 나는 그렇게 결론을 지었다.
이 소설은 주인공의 섬세하고 분석력 강한 성격을 그대로 보여 주는 회고적인 내용이다.
어느 날 문득 마들렌느 과자를 차에 적셔 먹으면서 떠오르는 옛날의 기억들 속에서 그는 어렸을 때의 정신적 방황과 기억, 사랑들을 차츰 떠올리게 된다. 그런데, 어떻게 그렇게 상세하게 떠오르는지, 주인공의 예민하고 세밀한 성격이 아니면 결코 그렇게 생생히 기술할 수는 없을 것이다.
주인공 프루스트는 우리의 자아(自我)란 시간 속에 매몰되면서 해체된다고 믿는다. 그 때문에 얼마간의 시간이 흐르고 나면 우리의 사랑이나 고통에서 남는 것이라고는 아무 것도 없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사랑의 아픈 고통과 기억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치유되고 잊혀지게 되므로, 우리에겐 고통이 남아있지 않게 되는 것이다. 그러니, 주인공이 우연히 마들렌느과자(이 과자가 어떤 맛인지 한번 먹어 보고 싶다.)를 먹으면서 떠올리게 되는 옛날의 기억들처럼 모든 사물과 존재는 시간에 의해 파괴되지만 과거는 영원히 사라져 버리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의식 깊은 곳에 머물러 있다가 언제든 사물을 통해 되살아난다고 한다.
우리 모두 그런 경험이 있을 것이다. 예전에 사랑하는 사람과 같이 거닐던 길과 듣던 음악을 들으면 그 동안 잊고 지내서 다 치유되었다고 생각했던 사랑의 아픔들이 그렇게도 생생하게 날카로운 칼날처럼 가슴을 찔러 아픔에 며칠을 힘들어했던 경험......
지금은 그런 아픔들이 간혹 생각이 난다 해도 어렴풋한 추억으로 그냥 잠깐 가슴 시린 느낌만 들뿐이고, 그런 기억들이 싫지 만은 않다. 그만큼 내가 지금의 사랑과 행복에서 나의 완성을 찾은 것일까.
주인공의 세세하게 떠오르는 느낌들 중 특히 마차를 타고 지나가면서 저 멀리 보이는 석양 너머로 보이는 종 탑에 대한 서술은 정말 생생히 눈에 그려질 정도로 아름답게 묘사되었다. 꼭 기억하고 싶은 부분이다.
주인공의 세심한 관찰과 사랑에 대한 약간은 건조한 생각들이 내 나이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사랑에 대한 감정이 아닐까 생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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