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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얀사랑 |  | |
| 정채봉 : <하얀 사랑>
출판사 : 샘터사 / 출판일 : 2000/12/15 / 쪽수 : 208
<샘솟아 오르는 옹달샘 >
중학교 때 첨으로 정채봉 아저씨의 글을 만났었다. 단순하지만 예쁜 그림들이 있고, 그 그림들과 어우러진 짧은 내용의 글들. 그 글들은 길이가 짧고 긴 것을 떠나 수십 번을 되새기며 읽어도 그 의미가 바라지 않고 더욱 깊이를 주는 아름다운 글이었다. 정채봉 아저씨의 글 솜씨를 얼마나 부러워했었던지 모른다. 그 후에 아저씨의 글들이 담긴 책들을 한두 권씩 사기 시작했고, 친구에게 동생들에게 주는 선물로도 아저씨의 책을 주었었다. 내가 느꼈던 그 아름다움을 다른 이들도 함께 느낄 수 있길 바라면서 말이다.
그러한 나의 바람은 실제로 이루어졌었다. 내가 알고 있던 한 아이에게 아저씨의 책 안에 나의 짧은 편지글을 담아 주었었다.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조금 더 커서 무언가 알기를 바라며. 일년이 지난 어느 날 그 아이는 나에게 요즘에 선생님이 주신 책을 다시 보고 있는데 너무 좋아요 하고 말한 것이다. 그 때의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이 기뻤다. 그 기쁨은 지금까지 이어져 이번 <하얀 사랑>을 감사한 마음으로 읽게 하였다.
정채봉 아저씨의 글들은 자연, 사람, 모든 우주만물 안에 사랑이 있음을, 튼튼한 사랑의 끈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조용한 음성으로 속삭여준다. 우리가 쉽게 지나치는 것들 안에서 사랑을 끄집어내어 보여주고 있다. 이번 <하얀 사랑>에는 ´내 마음 성냥개비 하나에 실어´란 제목의 글이 그와 비슷한 사랑을 말하고 있다.
[˝나는 조용히 기도하려는 그녀 앞의 촛불을 붙이는 데 내 온몸을 살랐지. 한순간에.˝
내 마음 성냥개비 하나에 실어」
이것은 한 소녀와 함께 했던 미루나무가 세월이 흘러 하나의 성냥개비가 되어 오랜 세월 보지 못했던 그 어린 시절의 소녀를 다시 만난 마지막 장면이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조금은 공허한 사랑의 맹세들을 한다. ˝너만이야˝, ˝죽도록 사랑해˝ 등. 하지만 그러한 말들은 가슴 깊이 가 닿지 못한다. 무언가 말로 나타내지 않아도, 요란스럽지 않은 은은한 행동으로 보여지는 깊은 사랑이 있지 않은가.
아저씨가 보여주시는 커다란 사랑의 세계를 작은 책에서 만나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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