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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과 작가
김가중 : <모델과 작가>

출판사 : 산영 / 출판일 : 2000. 1. 1 / 쪽수 : 252

<사진작가가 쓴 사진보다 찐한 이야기>
원초적인 욕구를 시원하게 배설한 소설이다.
땀 흘려 산정에 올라 가물거리는 인간 세계를 향하여 시원하게 오줌줄기를 쏟아내는 것처럼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하는 소설이다.
첫째, 이 소설은 새로운 패러다임의 구축을 시도한 작품이다.
앞, 뒤, 표지부터 예사롭지 않은 책, 내용의 구성부터 평범을 거부한 책, 본문과 짧은 장문(손바닥 크기의 글), 그리고, 삽화를 흑백 누드사진으로 구성한 독특한 전개방식을 가졌다. 본문은 초보 사진작가들이 누드란 소재를 찾아서 접하면서 예술을 이해하고, 섭렵하여 가는 과정을 솔직 담백하게 피력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소설이다. 장문은 작가 자신의 생활 속에서 느꼈던 짧은 이야기들을 형식에 구애됨이 없이 고시랑고시랑 널어놓고 있다.
작가는 이 책을 통하여 촛농처럼 굳어진 기존의 틀을 과감히 부수어 버리고, 그 자리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겠다는 소박한 꿈을 보여주고 있다.
둘째, 이 소설은 담 너머 세계를 엿보고 싶어하는 독자들의 심리를 해소시켜준다.
작가는 송길룡을 중심으로 한 3명의 누드 사진작가를 통하여 인식이란 두꺼운 벽을 해체하고 그 벽 속에 비밀스럽게 숨어있는 호기심의 실체를 햇빛 속으로 끌어내어 보이고 싶어했다. 인간은 내 분야가 아닌 남의 분야에 관한 호기심이 잔존하여 있게 마련이다. 이러한 인간의 심층적 심리를 송길룡이란 누드작가를 통하여 두터운 베일 속에 가려진 누드모델들과 작가들의 함수관계를 적나라하게 까 보임으로써 독자들의 정수리에 찬물을 끼얹고있다.
한마디로 독자 자신이 쓴 것 같은 질박한 문체의 해학과 풍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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