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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입에서
카롤린 봉그랑 : <아이들의 입에서>

역자 : 우종길 / 출판사 : 열린책들 / 출판일 : 1995년 1월 1일 / 쪽수 : 158

<어른들이 만들어낸 아이 같지 않은 아이>
이 책을 읽고 났을 때의 느낌은 제목 그대로 ´아이들의 입에서 이럴 수가....´였다.
이 책은 열한 살의 여자아이가 주인공이다. 하지만 그리 평범한 아이라고는 볼 수 없을 것 같다. 부모의 보살핌을 받지 못하고 혼자서 살아간다는 것 때문에? 그것만은 아니다.
이 아이는 자신과 자신의 부모간의 사랑만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랑이라고 믿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이 처한 환경(결손가정)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다. 이런 점이 어린아이가 화자로 등장하는 여느 소설과는 다른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시작부터가 그렇다. 아버지가 사라진 뒤 충격으로 엄마가 요양원에 있는 동안, 거짓으로 일간지 부고란에 엄마의 사망소식을 낸다. 엄마에게 정부가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어떤 때는 자신을 돌봐주는, 아이가 없는 부부에게는 아이가 생기지 않게 되길 바라기도 한다. 자신에게 더 이상 관심을 갖지 않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또 자신이 가진 인형에게 잔인하게 난도질까지도 한다. 인형과 부모 그리고 정부를 동일시하면서...
아무리 봐도 열한 살의 여자아이가 하는 생각과 행동과는 많은 차이가 있다. 읽으면서 잠깐씩은 주인공이 열한 살 먹은 여자아이란 걸 잊게 된다. 그럴 땐 섬뜩하기도 하다. 하지만 한편으론 가족간의 사랑에 끊임없이 그리워하고 집착하는 모습을 보면서 안쓰럽다는 생각도 든다. 어른들의 잘못된 사랑이 만들어낸 결과인 이 아이답지 않은 열한 살 짜리 아이.
현실에선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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