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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출
김영하 : <호출>

출판사 : 문학동네 / 출판일 : 1997. 9. 10 / 쪽수 : 312

<현실과 환상의 경계선을 지우는 작가>
김영하의 소설집 ´호출´을 읽으면 쉽게 주인공이 사는 세계가 현실일까 환상일까 하는 ´환상´의 문제를 제기하게 된다. 그것은 작가 자신의 글쓰기에서 이미 현실과 환상의 경계선을 지우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굳이 그 경계가 없다고 말하는 것이 억지라고 생각한다면, 우리는 작품 ´호출´에서 주인공이 지하철을 기다리며 노란 경계선을 넘나드는 장면을 이해하면 될 것이다. 노란 선을 밟고 걷는다는 것은 이미 나는 현실에도 환상에도 어느 쪽으로도 쏠리는 존재가 아닌 두 공간을 모두 소유하면서도 버리고 있는 모습으로 있기 때문이다.
이 작품집의 또 다른 작품들에서도 김영하가 확실히 기성의 작가들과는 다른 글쓰기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한다. 예를 들어 전혀 새로운 글쓰기에 도전하고 있는 장정일이나 하일지와도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어찌 보면, 소설을 자칫 가벼워 보일 수도 있다고는 보여지지만, 가장 마지막에 실리 ´거울에 대한 명상´에서 앞서와 다른 김영하를 만나게 되었다. 여기서도 ´환상´이라는 문제의 제시를 부정할 수는 없지만 분명 여기서는 ´호출´에서와 같이 공간 자체마저도 의심스러운 것과는 다르게 분명 땅에 발을 딛고 있는 인간의 이야기를 다른 사람들과는 다른 시각으로 관찰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것은 아직은 낯설어서 일반적인 다른 소설과는 다르게 읽힌다.
´읽는다´라는 개념으로 본다면야 아주 쉬운 소설이라고 보여지지만 ´독서´라는 개념으로 읽는다면 이 소설을 확연히 김영하가 다른 작가들과는 다른 작가라는 것을 보여준다고 보인다. 분명 이 작가는 요즘 많이 등장하는 환타지 소설과는 많이 다르다.
마음이 심란하거나 현실에서 잠시 도피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김영하의 소설집 ´호출´을 읽으면서 환상을 넘나드는 묘미를 느껴보는 것도 좋은 듯 하다. 머릿속에 안개가 낀 듯한 묘함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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