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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쁘띠 프랭스 |  | |
| 생떽쥐페리 : <쁘띠 프랭스>
역자 : 이현석 / 출판사 : 시학사 / 출판일 : 1999. 11. 21 / 쪽수 : 126
수많은 사람들이 어린 왕자를 읽었고 그들은 어린 왕자와의 만남을 잊지 못한다. 잊을 수 없는 만남의 비밀은 관계에 있다. 어린 왕자가 들려준 이야기 속의 많은 등장인물들은 특정한 사람만이 겪을 수 있는 성질의 것은 아니다. 우리의 일상 속에도 그런 관계 맺기는 항상 일어나고 있고 과거와 미래로 펼쳐진 우리의 삶과 기억을 값지게 만든다.
생떽쥐페리는 많은 상징들을 매개로 하여 우리에게 어떤 깨달음을 촉구하고 있는 듯하다. 그가 우리에게 전하는 이야기들은 모자를 닮은 보아뱀 그림, 양과 꽃의 다툼, 사막, 소혹성의 존재와 그곳의 거주자들을 통해 펼쳐지고 있다. 작가는 이런 상징들을 통해서 단순한 조합 이상을 만들어내는 사람이다. 그 비밀은 상상력에 있다. 어린 왕자의 상상력은 변덕스럽다.
어린 왕자는 자기가 살던 별에 두고 온 꽃을 생각하며 운다. 그의 눈물은 별안간 무서운 이야기를 떠올리는 변덕스러운 상상력에서 태어나는 신비롭고 감동적인 눈물이다. 꽃들과 양들이 벌이는 전쟁! 어른들은 그것을 꿈도 꾸지 않는다. 그리고 어린 왕자가 만난 양은 그저 그림일 뿐이었다. 하지만 작가는 우는 어린 왕자를 옆에 세워두고 우리에게 양이 꽃을 먹지 않았을까를 염려하도록 만든다.
어린 왕자가 지니는 감정의 깊이와 그의 장미에 대한 성실성은 한낱 귀여운 환상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었을 것에 생명과 진실을 불어넣어 주었다. 우물이 있을 것 같지 않은 사막을 걸어가며 생떽쥐페리는 어린 왕자의 숨겨진 아름다움이 무엇인가를 깨닫는다.
˝이 잠든 어린 왕자가 나를 이토록 감동시키는 것은 꽃 한 송이에 대한 그의 성실성, 그가 잠들어 있을 때에도 램프의 불꽃처럼 그의 마음속에 빛나고 있는 한 송이 장미꽃의 모습이야...˝
작가는 이런 왕자와의 어떤 합일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그것은 정신적인 빛을 부단히 확대시키는 사랑이기도 하다. 우물가에서 생떽쥐페리와 어린 왕자의 교감이 일어난다. 작가는 그 교감의 실체를 여우의 말을 통해 우리에게 전해준다.
˝꽃도 마찬가지야. 어느 별에 사는 꽃 한 송이를 사랑한다면 밤에 하늘을 바라보는 게 감미로울 거야. 별들마다 모두 꽃이 필 테니까.˝
독자들에게 이런 종류의 교감을 다시 한번 느껴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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