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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육구 |  | |
| 무라카미류 : <육구(69)>
역자 : 양억관 / 출판사 : 예문 / 출판일 : 1996. 4. 1 / 쪽수 : 252
표제 ´69´가 자칫 포르노그래피적 상상력을 불러일으킬 법하지만, 이 책의 ´69´는 비틀스와 롤링 스톤스의 전성기, 히피 문화가 꽃피던 시기, 한편에선 베트남 전쟁이 진행되고, 드골이 권좌에서 물러난 1969년의 시간대를 가리킨다. 이 시기 작가 류의 나이는 스무 살 안팎. 이 소설 <69(sixty nine)>는 류 자신이 직접 겪은 시대상을 배경으로 제도화된 사회, 제도화된 교육 속에 놓인 젊은 군상들의 좌절과 방황, 또 이를 극복해내는 젊은이들의 사랑과 우정을 간단명료한 문체로 그려낸 젊음의 순결한 초상이다.
소설의 주인공 ´겐´은 아직 나이 스물을 넘지 않은 인물, 그가 평소 좋아하는 대상은 랭보, 비틀스, 레드 제플린, 고다르, 클라우디아 카르디날레 등 대중의 우상들. 그는 친구들과 도모해 학교 옥상에 반체제구호를 적은 플래카드를 내거는 등 돌발적 행동을 한다. 하지만 이는 제도와 모순에의 대응이 아니라 단지 자기 맘에 드는 한 소녀의 주목을 끌기 위한 단순한 행동에 불과하다.
그러나 주인공 겐의 이 같은 순진한 행위를 통해 작가 류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나는 고교시절 내게 상처를 준 선생들을 아직 잊지 않고 있다. 소수의 예외적인 선생을 제외하고, 그들은 정말로 소중한 것을 내게서 빼앗아가 버렸다. 그들은 인간을 가축으로 개조하는 일을 질리지도 않게 열심히 수행하는 ´지겨움´의 상징이었다. 그런 상황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는 아직껏 달라지지 않는, 결코 변하지 않고 있는 ´후진 세상´에 대한 맞섬이자 폭로이다. 이 소설이 20대의 젊고 순수한 영혼들에게 바쳐지는 까닭도 그 때문이다.
작가 류는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로 군상 신인문학상을 통해 등단, 같은 작품으로 아쿠다가와상을 수상하며 문단 내외의 주목을 끌기 시작했다. 일본문단이 내세우는 신세대 작가 중 한 사람으로, 현재 소설작업 외 영화감독, 디스크자키, 토크쇼 진행 등 다양한 대중문화 장르에서 활동하고 있다.
우리 독자에게는 <한없이 투명한 블루>(예하,1990년)를 통해 알려지기 시작해, 현재 이 책 <69(sixty nine)>외에 <코인로커 베이비스>(삼문,1994년) <오분 후의 세계>(웅진,1995년) 등이 소개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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