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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에게 말 걸기
작품명 : 타인에게 말걸기
작가 : 은희경
쓰여진 때 : 1997년

먼저 외로움이라는 감정에 대해 얘기해 보자. 작가는 외로움을 밑바탕으로 소설을 써 나갔다. 외로움이란 인간 본연의 감정이다. 누구나 외롭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어도 외로움은 결국 찾아온다. 인간에게 숙명처럼 주어진 감정이기 때문이다.
작가는 소설 속에서 그러한 외로움을 받아들이는 인간의 두 가지 유형에 대해서 쓰고 있다. 우선 그 외로움을 철저히 받아들이고 외롭게 살아가는 자가 나오고 또한 그러한 외로움이 싫어서 철저히 그것을 외면하고 누군가에게 기대고 싶어하는 사가 나온다. 작가는 그 두 가지 유형을 제시하며 각각의 삶을 조명하고 있다. 다만 어느 유형의 삶이 더 나은지는 모르겠다. 그것은 어차피 가치판단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어느 유형의 인물이든지간에 자기방어적인 특성은 뚜렷하다. 사람들 간의 ‘관계’는 언제나 ‘상처’가 따른다. 우리는 그 상처를 두려워한다. 그래서 남자(유형1)는 그 관계를 철저히 무시하며 살아간다. 또 여자(유형2) 역시 ‘관계’에서의 ‘상처’를 염려하여 결국 ‘관계’에서의 불안감을 이기지 못하고 남자에게 다가가 이런 말을 한다.
“너의 기대할 수 없게 말하는 냉정함이 좋다˝라고 말이다. 만일 부탁을 했다가 거절당하더라도 이용당한다는 생각은 들지 않을 거라며 남자에게 기대고 있다.

결국 두 주인공은 서로간에 진실한 관계를 맺지 못하는 현대인들의 자화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여자는 끊임없이 다른 사람과의 진실한 관계를 원하지만 다른 사람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상처를 받았고 남자는 타인의 취향이 자신과 다름은 알지만 가식적인 관계보다는 냉정함이 낫다는 생각에 타인에게 관심을 갖지 않았다.
하지만 작가는 마지막에서 여자는 자신과 다른 남자의 취향을 받아들였고 남자 역시 여자에게 관심을 갖게 되는 구조를 취함으로써 ‘관계’의 마지막 희망을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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