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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람의 아들 |  | |
| 철학시간마다 한 권의 책을 읽는데 나는 ´사람의 아들´이라는 이문열씨의 작품을 읽게 돼었다. 책을
처음봤을때부터 너무 두꺼운 것 같아서 거부감이 들었는데 막상 읽어보니 책속의 내용이 생각보다 재
미있고 또한 깊이있어 나에게 새로운 생각을 할 수 있도록 계기를 주었다. 책의 내용은 전반적으로 종
교에 대한 내용으로 내가 갖고있던 종교관과는 판이하게 달라 나에게 엄청난 충격을 줘었다. 거기다
이 책을 읽을 때마다 내가 또한 얼마나 더 알고있는 가를 느끼는게 아니라 내가 얼마나 모르고 있었
는 가를 느끼게 해주면서 말이다.
인간에게는 종교에 대한 열망이 있다. 나약한 우리는 절대자를 찾아 그에게 의지하고 기대고자 한
다. 이런 인간의 본성에 따라 이 세상에는 수많은 종교가 있다. 이 책은 이상적인 종교를 찾는 젊은이
를 그린 이야기이다. 주인공 민요섭은 기존의 종교계에서 모순을 느끼고 자신이 꿈꾸는 이상적이고
절대적인 신의 존재를 찾아 헤맨다. 그가 꿈꾸는 완전무결한 ´신´을 찾아 헤매는 과정들이 나
를 ´신´과 ´종교´에 대하여 다시 한번 생각해보도록 만들었다.
´사람의 아들´은 종교의 문제를 다루면서 이 시대의 진정한 ´구원´이나 ´행복´을 뿌리깊이 파헤치고
있다. 제목에서 시사하는 것처럼 우리 가 잘 알고 있는 ´사람의 아들´ 혹은 ´신의 아들´이란 예수이다.
예수는 약혼자가 있는 동정녀의 몸에서 태어났다. 인간의 뼈와 살을 가지고 말이다. 그러나 님은 여기
에 또 하나의 신이 내려보낸 진정한 ´사람의 아들´로서 아하스 페르츠를 등장시킨다. 이 소설은 아하
스 페르츠의 신학적 방황과 궤를 같이하는 민요섭과 그를 따르는 조동팔이 등장하여 이야기 되어진
다. 소설은 살해당한 민요섭의 행적을 쫒는 남경사의 눈으로 진행된다. 일종의 액자 소설로서 민요섭
이 남긴 아하스 페르츠의 일대기가 담긴 노트의 내용이 중간 중간 나온다. 소설은 우리 종교의 가장
절실한 문제인 ´지상의 구원´과 ´천상의 구원´을 논하고 있다. 당장 거리에서 굶어 죽어가는 사람들,
병과 고통에 신음하며 이유없는 죄과를 치르는 이들. 이런 사람들에게 허락되어 있는 것은 어쩌면 존
재하지 않을지도 모르는 천상에 대한 막연한 기대뿐이다. 어린 시절, 남다른 기지와 총명함을 가진 아
하스는메시아임을 자처하는 광인을 만나 첫 번째로 이 문제를 떠올리게 된다. 사실 우리 모두가 외면
하고 있는 문제이지만, 그렇게 전능하신 하나님이 어째서 저 숱한 인간들을 고통과 신음속에 버려두
는 것일까. 어째서 신을 저버리는 반역자는 생기고, 신을 애타게 불러도 구원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
을까. 카인이 나 유다의 배반, 저 소돔과 고모라의 독신, 신을 부정하고 현실의 삶을 주장하는 사람들
은 어떻게 된 것인가. 신은 자유의지를 주셨다고 말한다. 선한 의도를 심어두었으나, 결국 어떻게 하
게 될지에 대해선 인간에게 선택하게 하였다는 것, 그러나 왜 신은 그러한 결과를 알면서도 그들을 방
치해두는가. 저 육신의 고통속에서 죽어가는 이들에게 선처를 베풀지 못하는 것이 고작 ´고마우신 하
나님´의 자비인지. 하나님은 행복한 사람들의 자기애적인 눈물겨운 찬양 속에서만 존재하시는 분인
가. 빛 가운데서, 빛에 둘러싼 자들에 찬양을 받는 그분은 우리 모두의 신이 아닐지도 모른다. 이처럼
구체적이지는 않아도, 한 때 내가 믿었던 신에 대한 의문들도 이 소설의 의문들에 많이 섞이게 되었
다. 주인공 민요섭의 일기에는 한 신앙이 어떤 과정을 거쳐서 종교화 되고 그리고 그 신이 인격화 되
는지 나타난다. 내가 생각해 볼때 아하츠 페르츠의 생각과 민요섭이 만들었던 그 종교에 대해 많은 공
감이 갔다. 물론 사후의 세계라든지 영혼의 세계를 믿지 않는것은 아니지만 난 현실 세계가 더 중요하
다고 생각한다. 교회에 나가서 주님께 예배드리고 기도만 열심히 하면 천당간다는 종교관에 대해 지
금의 나로서는 생각하기 싫다. 그러면 현실을 아무것도 변하거나 바꾸어지지 않는다. 어쩌면 지금의
내가 종교를 믿지않는 이유가 바로 이런것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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