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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여를 둘러보고 |  | |
| 백제 마지막 서울이었던 옛 사비성.
웅진(공주)에서 천도한 538년부터 백제 멸망 660년까지 6대 123년 동안
왕도로 화려한 삶을 누린곳이다.
공주 ~ 부여 사이 40번 국도를 따라 내려가다 보면 문득 기묘한 감상에
사로 잡힌다.
조금씩이지만 눈에 띄게 백제가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북에서 남으로 내려가다 마주치는 공주 무녕왕능, 부여 능산리고분,
그리고 부여 박물관, 여기까지는 화려한 왕국 흔적이다.
하지만 안따깝게도 그 뒤로는 왕국 1300년전 멸망이라는 무언의 표식이
읽힐뿐이다.
백제의 화려한 영화가 궁금하다면 꼭 부여박물관을 들러볼일이다.
비록 유리벽안이지만 그 풍성했던 문화를 미루어 짐작할수 있다.
13만가구가 번성을 누리던 사비성이 1300여년후의 지금은
인구 4만여명의 고적한 고도로 바뀐 부여읍.
의자왕이 싸웠던 부소산성,산성 바깥에 우뚝선 낙화암,
고란초 없는 고란사...
그리고 소방정이 용이 되어 강으로 숨은 왕을
낙시에 백말을 꿰어 낚으려 했다는 백마강 조룡대.....
무량사는 부여에서 대천해수욕장으로 가는 길목의 외산면에 숨은 절.
통일신라 사찰이 백제 수도에 위풍당당하게 서 있다.
범일국사(810 ~ 889)가 창건했다는 무량사는 만수산에 쌓여 있다.
제법 넓은 절터에 극락전과 오층석탑,석등이 눈길을 끈다.
극락전은 이 땅에 몇 안되는 2층집이다.
겉에서 보면 아래 위로 지붕이 두채,내부는 두층이 하나로 연결돼 있다.
굳이 시대와 왕조를 따지지 않는다면, 그 웅장한 극락전과 도량을 감싼 숲은 평온하기 그지없다.
그 거대한 건물을 지땡하는 늙은 기둥,퇴색한 단청과 기와에서
웬지 평온함을 느낀다.
숨가쁘게 오를 첩첩산중도 아니요,불국사처럼 거대한 사찰도 아니다.
잠시 마음 뉘었다 털고 일어나기 딱 좋은 크기다.
이곳 보살은 ``몸이 아픈 중생에게 안식을 주는 터,,라고 했다.
그래서일까?
세조 구테타에 질린 생육신 매월당 김시습(1435 ~ 1493)은 천하를 떠돌다
이곳에서 눈을 감았다.
험하고 외진곳,백년이 지나도 귀찮게 할 관리가 없으리라며
숨어들어 살다가 죽었다.지금 극락전은 그가 직접 중수하고 현판을 썼다.
전설은 그가 ``나 죽으면 절 옆에 관을 놔두고 3년뒤 열어 보라고 했다,, 한다.
3년뒤 관을 열어보니 그는 관속에서 생시와 똑같이 누워 있었다 한다.
묘한 감정을 느끼며 절을 나온다.
뒤돌아 오는길 유람선에 올라 낙화암을 바라본다.
백마강 달밤에 ~ ~ ~~ ~ ~ ~
낙화암아래 떨어진 3000명의 궁녀 꽃들은 어디로 갔을까?
by정선독후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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