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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예 |  | |
| 이유가 어찌되었든 책을 피고 그 속에 담긴 내용을 읽어 내려가며, 그 내용을 통해 자신의 삶을 투영해 보는 것.
정말이지 이유야 어찌됐든 좋은 일이긴 한 것 같다.
군국장교에서 인민포로가 되어 죽기전인 1시간을 두서없이 나열한 이야길 읽으며 난 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살았나... 하는 느낌이 든다.
머리속이 하얗게 물들어 멍한 상태가 지속되면 될수록, 지금 내 모습이 점점 우수워 지는건 무슨 이윤지...
내가 만약 그처럼 포로가 되어 한시간의 여유가 주어진다면..
글쎄...
나도 그처럼 허화 벌판을 걸으며 지난날을 회상하지 않았을까?
그는 적어도 인생에 끝을 돌아보며 자신의 삶에 대한 후회를 했다.
나도 그럴것인가?
지금에 내 모습은 한시간이 주어진들...아니 하루가 주어진들 아무것도 하지못할 것 같다.
문득 인형같단 생각이 들었다.
아무생각도 안하고 움직이지도 못한채 그저 멍하니 한곳만 주시하는 인형.
어쩌면 그 장교가 지난날을 회상하며 후회했던 시간을 나는 아무것도 못한채..그 흔한 후회조차 안하고 죽어버리는건 아닌지...
내가 가장 두려워 하는 건 그 장교가 꿈꾸던 일상.
너무나 평이하게 지나가는 하루에 질려버려 차라리 국군장교처럼 총대를 의식하며 벌판을 걸어보고도 싶다는 생각이 든다.
미쳐가고 있나보다...일상에 서서히 물들어 이젠 내 존재조차 희미해지는 지금.
차라리 눈위에 떨어지는 붉은 액체가 보고 싶다는 엉뚱한 생각도 해 본다.
유예를 읽으며 무슨 생각을 했는지, 아니 생각이나 했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그 소설에 빠져있었는지도 모른다.
이 소설을 읽으며 내 자신이 너무나 한심하다는 생각에 한참이나 그렇게 멍해 있었다.
내 삶을 이 소설에 비춰 보자면....시간에 소중함을 모른다는것..
그리고...지금까지 너무나 생각없이 살아왔다는 것....
후회가 밀려왔다면, 그게 잠시 착각이였을 지라도 내겐 너무나 소중한 깨달음의 시간.
시계가 정지되고 사물이 흐려져 어느것 하나 분별할 수 조차 없다.
유예란 책이 내 손에서 서서히 떨어져 이내 둔탁한 소리를 낼 때까지...
국군장교는 쫏길 때 본 그 청년의 애국심 깊은 당당한 행동에 큰 충격을 받았고...자신이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해야 하는지 알았을 것이다.
그래서 남들이 보기엔 무모할 지라도 총을 난사했는지도 모른다.
어쩌면 처음부터 느꼇던 동질감..
알고 있었을 것이다.
자신이 무엇을 해야하는지... 하지만 현실에 부딧쳐 버렸고, 그것은 곧 공포가 되어 그에 이성을 뭍어버렸을 것이다.
그렇게 고이고이 뭍어두었던 것이 그 청년에 의해 되살아 난 것이리라.
´그렇다면 나도... 그 청년을 만날 수 있을까?´
내가 살아가는 이유를 그는 알고 있을까?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그는 말해줄수 있을까?
너무나 잘 알고 있는 대답...
´그 누구도 내 삶에 대해 말해주지 못할 것이다.´
나 스스로 그 벌판을 지나 걸어가야 하는것.
그 누구도 동료가 될 수 없고, 그저 도움만 줄뿐...
한시간동안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한 대답...
그건 너무나 간단하면서도 가장 지키기 힘든 대답일 것이다.
누군가 ´죽기전 한시간이 주어진다면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한다면...
˝밀려드는 후회를 뒤로한 채 일상에 충실해 지는것!˝
가장 간단하면서도 지키기 힘든 대답.
유예는 인생에 있어 그 정해진 시간속에 얼마나 충실하게 살아가는지를 글로 나열한...동료는 못 되지만..그래도 도움을 주고자하는 그 무엇....................
by정선독후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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