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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일상 속에 잠시 쉬어가는 공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운수좋은날
운수좋은날.
오늘은 비가온다.
김첨지는.. 인력거를 끄는 사람이다.
그래서 비가 오면 사람들이 비를 피하려고 인력거를 많이 탄다.
인력거를 많이 타면 김첨지는 돈을 벌게 된다.
그러면 아픈 아내와.. 아들한테.. 밥을 먹일수가 있게 된다.
운수좋은날....오늘은 운수 좋은날...
아침부터 김첨지는 앞집 마나님을 태워다 주고 삼십전을 받는다. 그리고 또. 운수좋게도 양복장이도 태워다 주고 오십전을 받는다.
김첨지 아내는 드럽게도 아프다.
하지만은 약은 한번도 쓴적이 없다. 약을 쓰면.. 재미가 붙어서 자꾸 돌아온다는 김첨지의 신조이기 때문이다.
10일전쯤에 돈을 벌어왔다. 그걸로 좁쌀 한되와 10전짜리 나무 한되를 사왔다.
이 아내는 그것을 잘못 끓여먹다 어떻게 쳐먹었는지. 가슴한쪽이 아프다고 지랄거린다.
그뒤로 사흘전 아내는 김첨지에게 설렁탕 국물이 먹고싶다고 졸랐다.
아픈데도 못 먹여서. 미안했는데.. 이 팔십전으로 먹이면 되겠구나 하며 좋아했다.
하지만 거기서 행운은 그치지 않았다.
동기 방학을 이용해서 귀향을 가려 하는 한 학생이 인력거를 멈추게 했다.
그리고 그는 남대문 정거장까지 태워다 주라는 그 학생의 말을 듣고. 잠시 머뭇하게 된다.
왜냐면 그의 집을 지나쳐야 되기 때문이다. 오늘따라 더 아픈 기색을 하며 가지 말라고 붙잡던 아내 생각이 난다. 그래서 그도 모르게 일원 오십전을 불렀다. 큰돈을.. 그도모르게 불러 버린 것이다. 그 는 학생을 태우고 나서 몸이 나는 듯 했다. 뛰고 있노라면 아픈 아내의 생각을 안할수 있어서 그런 것 같다. 하지만 그렇게 몸이 가벼워도 집을 지나고 있자니. 아픈 아내와 아픈 아내 때문에 아무것도 모르는 개똥이가 생각나 잠시 머뭇거린 다음에 학생의 보챔때문에 또 다시 뛴다. 학생에게 아들 뻘 되는 그 학생에게 인사를 꾸벅하고.. 그는 혹시라도 더럽게 좋은 운 때문에 또 사람을 태울까 싶어 여자한테 탈꺼냐고 물어본다. 그여자는 소리를 버럭 지른다. 귀찮게 하지 말라고 하면서...그렇게 어이없는 여자에 이어.. 이번에도 운은 끝나지 않았다는걸 보여주듯이... 큰 짐 때문에 전차에서 쫓겨난 사람과 실랑이를 벌이다 육십전에 합의를 보고 사람을 태운다. 사람을 태우고 있으니 또 그의 몸은 날아갈 듯이 가벼워졌다. 하지만 또 그의 집 광경이 눈앞에 아른거려 어쩔줄 몰라한다. 큰짐을 가진 그 사람을 내려다 주고..
그는 불행이 닥치기전 시간을 벌어보려고 버르적 거렸다. 거기서 친구 치삼이를 만나고.
치삼이를 만나 술을 먹다가 주체 하지 못할 나쁜 기운에 괜한 중대가리를 치고. 죄도 없는 돈을 내팽겨 친다.
그러다가 오늘 있었던 일을 치삼이에게 말하고 웃다가.. 울다가. 이렇게 말한다.
˝우리 마누라가 죽었다네˝하고 말이다.
술먹다가 괜한 죄책감에 또 다시 운다. 그러자 치삼이도 역시 불안한 기분에 김첨지는 빨리 보내려 부축한다.
그는 술김에도 잊지 않고 아침에 사려했던 설렁탕을 사간다.집에 들어서는 순간.. 불안한 기운이 집안을 감싼다. 불안한 침묵을 없애려하는 빡빡소리와 함께. 그는 누워있는 그 아내의 다리를 냅다 찬다. 하지만 그 아내는 아침에 누워있는 그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그러면서 위로 치켜 뜬 눈을 보고 목이 메인다. 그러면서 그 눈물이 그아내의 얼굴위로 흐르고.. 그러면서 그는 중얼거린다. ´괴상하게도 운이 좋더니만....´ 하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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